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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美, KFX용 무장체계 수출 거부한 속내는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은 여러 난관을 헤치고 현재 시제기(시제품)를 제작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2021년이면 시제기 1호가 출고되고, 2022년 상반기에는 실제 시험비행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 당국은 공군 차세대전투기로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를 구매하는 대가로 전투기 4대 핵심기술을 이전 받아 KFX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 의회가 4대 핵심기술의 이전을 거부함에 따라 우리 손으로 직접 4대 핵심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과제까지 떠안았다.

4대 핵심기술이 들어간 장비는 AESA(에이사·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 EO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으로 오늘날 공중 전투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당시 이런 장비들을 우리 손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국방과학연구소 등 군 연구기관이 주도하고 국내 방위산업계가 호응해 지난 3~4년간 온갖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4대 핵심기술의 국산화가 이뤄졌고, 이를 발판으로 군 당국과 방산업계는 지난해 9월 KFX 전체체계에 대한 상세설계(CDR) 검토회의 통과를 선언했다.

신무기 개발을 위해서는 기본설계(PDR)와 상세설계(CDR)를 통과해야 한다. CDR 통과란 해당 무기 제작을 위한 모든 이론 및 기술적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방산업계는 현재 CDR 다음 단계인 시제기 제작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연말 KFX사업에 또 한 번 암운이 드리워졌다. KFX 시제품에 장착할 미사일 등 미국산 무장체계 수입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KFX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지난 연말 미국 측에서 KFX에 장착할 무장체계를 한국에 수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최종 통보해왔다”면서 “현재 업계는 유럽산 전투기용 무장체계 도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은 KFX의 미국산 무장체계 장착은 미국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공군이 운용하는 F-15K, KF-16 등의 전투기에는 대부분 미국의 무장체계가 장착돼 운용되고 있다. F-15K와 KF-16이 모두 미국산 전투기인 만큼 미국산 무장체계를 장착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KFX에 유럽산 무장체계가 장착될 경우 여러 문제가 예상된다.

군 당국은 KFX에 장착할 미사일의 국산화 작업에도 돌입했지만, 가야할 길은 멀다.

군은 지난해 초 KFX용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탐색개발업체를 선정했고, 지난 10월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아덱스(국제항공우주방위산업전)에서 이른바 ‘한국형 타우러스’로 불리는 이 무기 형상을 공개했지만, 실전 배치에는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KFX 무장체계 수출을 끝내 거부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식 국익 외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KFX가 실전 배치되면 한국은 세계 최대 방산업체로 불리는 미국 전투기 제작사 등과 경쟁 관계가 된다. 앞서 지난해 한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은 미국 공군용 고등훈련기 입찰에서 굴지의 미 전투기 제작사와 아슬아슬한 경쟁 끝에 탈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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