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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유튜버·VR요트 체험까지…축구장보다 큰 가전매장의 재미있는 변신
약 2000평 규모에 체험형 공간 꾸며…"고객 취미 저격한 놀이터"
1인 미디어·e-스포츠 아레나·도렐커피…'세상 핫한' 가전제품 매장 실험
"온오프라인 옴니 채널로 10개점 낼 것"
오는 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문을 여는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내부. [롯데하이마트 제공]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재미있습니다”

지난 7일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을 찾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매장을 둘러보며 이 같이 말했다. 신 회장의 짧은 언급처럼 직접 가본 메가스토어는 기존 전자제품 매장과 확연히 달랐다. 소위 말해 ‘요즘 느낌’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하이마트 메가스토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체험 매장으로 오는 9일 문을 연다. 총 2층으로 이뤄진 전체 면적은 7431㎡(약 2248평)에 달하는 규모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단순하고 기계적인 상품 배치를 벗어난 고객 취미 중심의 큐레이션이었다. 이는 1층 매장에서 더 두드러졌다. 게임, 1인 미디어, 딩기요트, 전동 서핑보드, 하이엔드 스피커 등 '덕후'들의 취미를 저격하는 프리미엄 상품들이 코너별로 꾸며진 것. 이성재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지점장은 “냉장고, 세탁기 등 기존 가전매장의 주 고객층이 40~50대 여성이라면, 1층은 20~30대 남성 고객이 재미있어 할만한 체험형 콘텐츠가 많다”고 했다.

예컨대 유튜브 제작에 관심이 많다면 1인 미디어 전문관 ‘사운드캣’에서 마이크, 카메라, 오디어인터페이스 등 운영에 필요한 장비들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다. 유튜브 인기 콘텐츠인 ‘ASMR’에 추천하는 마이크, 손쉽게 사용 가능한 USB 콘덴서 마이크 등 각 상품 옆엔 친절한 설명과 비주얼 콘텐츠가 쇼핑을 도왔다. 총 70평 규모로 마련한 ‘e-스포츠 아레나(경기장)’은 게이머들의 놀이터로 보였다. 이곳에서는 눈 앞에 펼쳐진 대형 스크린과 디지털 액자 디스플레이(DID)로 배틀그라운드 등 인기 온라인 게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또 게이밍PC 체험관으로 운영해 PC방을 방불케 했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내부. [롯데하이마트 제공]

카페인 충전이 필요한 순간엔 메가스토어에서 유명한 ‘도렐커피’를 맛볼 수 있었다. 제주 서귀포 성산에서 시작한 도렐커피는 메가스토어가 4호점이다. 앞서 성수동에 진출해 SNS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시그니처 메뉴는 ‘너티클라우드(땅콩크림과 에스프레소가 어우러진 음료)’. 전자제품 매장 내에서 도렐커피를 마실 수 있다니 어딘가 놀러온 기분을 더했다. 도렐커피 입점은 롯데하이마트 신입직원이 제안한 아이디어라고 한다. 전자제품 매장과는 무관해 보였던 이 같은 문화공간 발굴이 고객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것으로 보였다.

2층은 국내외 주요 브랜드의 주방·생활가전 전문관으로 꾸며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력 상품들이 섹션별로 자리했다. 쇼룸 형식으로 매장을 구성해, 직접 방 안에 들어온 것처럼 가전들을 배치한 환경을 체험할 수 있었다. 롯데하이마트에서 단독으로 운영하는 터키 ‘베코(beko)’ 브랜드관도 눈에 띄었다. 이성재 지점장은 “유럽 가전 브랜드 1등 회사”라고 소개했다. 통유리 너머로 테이블과 15개의 의자, 시연 공간을 마련한 곳은 세미나실 ‘하이클래스(HI-CLASS)’였다. 이곳에서는 에어프라이어 등 주방가전을 활용한 쿠킹클래스, 뷰티 가전을 활용한 셀프 스타일링 강좌, PC 내부구조의 이해 등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강의 콘텐츠가 이뤄질 계획이라고 한다.

롯데하이마트가 메가스토어를 남녀노소 불문한 ‘놀이터’로 꾸민 이유는 분명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 강화다. 온라인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체험, ‘펀(Fun)’한 콘텐츠를 강조해 온오프라인의 시너지를 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온라인 가전시장은 연평균 10% 성장세인데 반해 오프라인 매장은 매년 역신장(-4.6%) 추세다. 롯데하이마트는 온라인 공세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43.4% 줄었다. 전체 매출 중 온라인 비중은 지난해 12.4%로 급증했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는 “메가스토어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O2O 매장과 프리미엄, 체험 위주의 고객 공간을 지향한다. 옴니 채널 메가스토어 매장을 올해 10곳 개점할 것”이라며 “메가스토어 잠실점은 리뉴얼 전 550억원이던 연매출을 1200억원으로 2배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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