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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은 평화롭게 살기 바라면서…왜 적개심에 휩싸여 있나?”
분노와 논쟁 사회에 사회에 던지는 붓다의 말 빅쿠 보디 편역, 전순환 옮김 불광출판사

지난해 교수들이 한국사회를 함축한 단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머리가 둘인 새)를 꼽았다. 분노와 갈등, 불화로 한국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갈라지고 신음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오늘 이땅의 문제만은 아니였다. 초기 불교 경전에도 갈등사회에 대한 고민이 나온다. 신들의 통치자인 천제석이 부처님을 방문, 고뇌에 찬 질문을 했다. “사람들은 증오나 적개심 없이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면서 왜 그토록 증오와 적개심에 휩싸여 있는 것입니까?”

철학박사이자 유대계 승려인 보디 스님이 불교 최초기에 형성된 담화모음집인 빨리어 대장경에서 이에 대한 붓다의 해법을 찾아내 정리했다. ‘분노와 논쟁 사회에 던지는 붓다의 말’(불광출판사)은 사회와 공동체 화합을 위한 붓다의 가르침을 오늘의 현실에 맞게 풀이한 책이다.

붓다는 수행해야 할 팔정도(八正道)의 첫 도를 정견(正見), 즉 올바른 견해에 두었는데, 이는 생각이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본다. 붓다는 내게 좋지 않은 것은 남에게도 좋지 않은 만큼 해선 안된다는 도덕률을 강조한다. 나의 행동의 결과가 나에게 돌아오고 미래의 삶을 결정하는 만큼 오염된 생각을 버리고 올바로 행동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저자는 정견이 가져오는 행동 중 특히 관대함과 보시의 덕행을 강조한다. 자신의 소유물이나 지식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다른 이들과 나누어 갖는 것을 즐거워하는 행위이다. 이로써 다른사람들과 연대를 형성하고 서로 돕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분노는 사회의 화합을 막는 가장 치명적인 요소로 불린다. 붓다는 분노하는 자를 세 가지 부류로 나누며, 분노가 일더라도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하는 인내의 수행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붓다는 분노나 원한을 제거하는 다섯가지 방법을 제시하는데, 자애, 연민, 평정심, 무시하기, 업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이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말을 잘하는 법에 대한 얘기도 들어있다. 붓다는 평정심과 시의적절성이 말의 길에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비난받을 만한 누군가를 비난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해야 할 때와 하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진실하지 않은 말, 부정확하며 무익한 말은 입밖에 내지 말 것, 타인을 비난하고 싶을 때는 적절한 때, 온화하고 유익한 형식으로 말해야 함을 강조한다. 책망을 받는 사람의 태도에 대한 부분도 귀기울일 만하다. 상대방이 진실하든, 거짓이든, 유익하든 해를 주든, 자애의 마음이든, 혐오의 마음이든 내 안에 진실함과 무분노를 정립하고 있다면, 담담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는 원만한 대인관계, 좋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없애는 법,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행동과 분쟁을 해결하는 붓다의 가르침도 소개해 놓았다.

종교를 떠나 인간 본성에 바탕한 관계력의 회복에 대한 지혜로 인간보편적 메시지를 준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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