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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3만명 시대 개막…법조계 다양화는 긍정적, 양극화 그림자도
1만명→2만명 8년, 3만명까지는 단 5년
한정된 법률시장 수임경쟁 더욱 격화
[연합]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변호사 3만명 시대가 열렸다. 5년만에 1만명이 더 늘어난 결과로, 한정된 국내 법률시장에서 변호사들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3만 번째 변호사 등록자가 나왔다. 누적 등록된 변호사 숫자는 2006년 첫 1만명대로 들어섰고, 8년 뒤인 2014년 2만명을 기록했다. 증가추세는 더욱 가팔라져 5년만에 3만명이 됐다.

2009년 문을 연 로스쿨이 1기 졸업생을 배출한 2012년부터 한해 등록자 수가 연 2000여명씩 배출됐다. 그 이전에는 사법시험 연 1000명 시대가 10년 가까이 이어졌다. 90년대에는 연 500명 안팎의 변호사가 배출됐다.

변호사 수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국내 법률시장 규모는10년째 3조원대(매출액 기준)에 머무르고 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변호사수가 3만명을 기록한 것을 두고 위기라고 보는 분들도 많지만, 변호사들이 공공기관, 사내변호사로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법률서비스 문턱이 낮아지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일선 변호사들이 체감하는 분위기는 정 반대다. 블루오션을 찾는 변호사들의 사례가 종종 소개되지만, 현장에선 수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양극화도 심해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비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느 변호사를 선택해야할지 객관적 지표가 없는 깜깜이 시장이 그대로이고, 송무 실력이 아닌 마케팅 실력이 수임 실적을 좌우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사법시험 출신의 30대 변호사는 “예전에는 변호사가 가만히 앉아 들어오는 사건만 처리하면 됐었다고 한다”며 “지금 그렇게 할 수 있는 변호사는 전관 출신 변호사 중에서도 극히 일부이고, 대다수는 온갖 방법을 써서 수임하려고 경쟁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9년차 변호사도 “변호사 수가 급증하면서 아랫세대에서는 사실상 사다리 걷어차기 효과가 일어난 것”이라며 “이제는 변호사 하다 일반 기업으로 가도 과장도 아닌 대리 직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형로펌과 중소형 로펌, 서초동 개인변호사 사무실간 양극화도 심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정 이상 규모를 갖춘 로펌의 인력 수요는 한정적인데, 공급이 많다 보니 역량을 갖추기도 전에 울며 겨자먹기로 개인 사무실을 여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채용하는 고용변호사 처우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 한 중견 변호사는 “개인 사무실에서 월급 400만원에 변호사를 뽑는데, 학벌이 좋은 여자 변호사들은 낮은 월급에도 들어온다”며 “대형로펌이 남자 변호사를 선호하는 것 때문에 성별 간의 격차도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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