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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세계 속의 한류, 나눔의 경제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이어 ‘방탄소년단(BTS)’, 영화 ‘기생충’ 등의 인기로 한류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 필자가 작년 봄에 스페인 출장을 갔을 때 일이다. 시내에서 기념품을 사볼까 하고 가게를 들여다보는데, 가게 주인이 드라마 ‘도깨비’를 시청하고 있었다. 한국말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이해는 못하지만 드라마 분위기만으로도 내용이 전달된다며 한국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 스크립트 버전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한국말 버전이라도 빨리 구해서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류가 서양에서도 서민들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것을 체감하고 뿌듯함을 느꼈다.

우리의 한류는 아시아에서 더 깊숙이 파고든 듯하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남동쪽에 참치가 잘 잡히기로 유명한 부톤섬에는 곳곳에 한글 안내판이 보이고 현지인들이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이는 1만7000여 개 섬과 300여 개 부족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의 부톤섬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 ‘찌아찌아족’이 문자표기법이 없어 소멸위기에 처한 고유어를 지키고자 10년 전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받아들인 후 한글보급과 함께 한류가 급속도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예금보험제도도 한류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외환위기와 저축은행 사태를 겪으면서 800여개 금융회사가 부실화된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은 어느 국가보다 더 성숙한 예금보험제도를 갖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업계를 아우르는 보호영역과 보험금지급, 부실금융회사 정리,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에 이르기까지 정치하게 제도를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각 국들이 한국의 예금보험제도를 벤치마킹하기를 원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예보는 2017년부터 해외 예금보험기구를 대상으로 글로벌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지난달 개최한 금년 연수과정에는 아시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 남미 등 16개국에서 참여해 실제상황처럼 부실은행 정리방안을 도출하고 전산시스템을 활용해 보험금을 계산?지급해보는 등 생동감 넘치는 실무연수를 경험했다.

또한, 2016년 이후 정부의 ‘전자정부 해외진출 지원사업’에 예금보험금 지급시스템이 4년 연속 선정되어 몽골, 라오스, 카자흐스탄에 이어 올해는 인도네시아 예금보험기구(IDIC)에 대한 예금보험금 지급시스템 구축 컨설팅 사업을 추진했다. 수많은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특성, 법·제도 및 IT환경 등을 분석해 모바일 기반의 맞춤형 예금보험금 지급 모델을 자문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필자는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IADI)의 국제회의 등에 참석할 때마다 회원국들이 한국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라는 것을 느낀다. 한국은 미국 등 서방국가와 달리 어려운 환경에서 국가발전을 이룩한 국가라서 자신감을 주고 벤치마킹하기 쉬운 친구 국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러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제도 보급 등을 포함해 한류 확산에 기여하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재화(財貨)는 나누면 줄어들지만, 지식?경험은 나누면 나눌수록 그 가치가 커진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네트워크가 강화되면 이로 인해 다양한 경제적 가치가 파생될 수 있다. 앞으로도 예보는 예금보험제도의 구축?개선을 필요로 하는 해외국가에 대한 지식?경험 공유는 물론 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금융교육, 사회공헌 등 사회적가치 활동을 적극 확대해 나가며 따뜻한 나눔의 경제를 앞장서서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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