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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트럼프, 연말시한 코앞 ‘늙다리’ vs ‘로켓맨’ 회귀
北김영철, 트럼프 겨냥 ‘망령든 늙다리’ 비난
2017년 ‘화염과 분노’ㆍ‘괌 포위사격’ 비화 우려
두 차례 정상회담과 6·30 판문점회동 등을 거치며 친밀한 관계를 과시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대화 교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로켓맨’, ‘늙다리’ 등 거친 언사를 주고 받으면서 한반도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설정한 ‘연말 시한’이 카운트다운에 들어선 가운데 북한과 미국 간 설전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북미 간 설전은 아직 전제와 가정을 달고는 있지만 한반도위기론이 상시화되고 전쟁임박설까지 나돌았던 지난 2017년 수준으로 근접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교소식통은 10일 “북미 모두 아직까지는 전면 대결보다는 대화 유지와 판 자체를 깨지는 않겠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봐야한다”면서도 “2017년의 경우 북미가 서로 주고받는 ‘말 폭탄’ 수위를 끌어올리다 위기로 치달았던 만큼 양측 모두의 절제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미 간 설전은 예사롭지 않은 단계까지 나아간 상태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게 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데 대한 반발이었다. 김영철 위원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부르지 않으면 안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식의 미래를 가정한 화법이긴 하지만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 ‘망령든 늙다리’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북한이 발표한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통령’ 직함을 생략한 채 이름만 지칭한 것도 북미대화가 시작된 이후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미 대선에 개입하지 말 것과 적대적 행동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트위터에서 이전까지 빼놓지 않던 김 위원장과의 ‘친밀한 관계’를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 역시 이례적인 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중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르며 미국이 역대 가장 강력한 군을 갖고 있다면서 원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9월 유엔총회 연설 당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연설을 듣고 난 뒤 김 위원장에게 ‘로켓맨’이라고 조롱하면서 ‘완전한 파괴’를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년여만에 다시 김 위원장의 ‘로켓맨’이라는 별명을 꺼내들자 북한은 거세게 반발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에 대해 2년 전 설전이 오가던 때를 연상시키는 표현들을 의도적으로 다시 사용한 것이라면 매우 위험한 도전이 될 것이라며 무력사용과 김 위원장을 비유하는 호칭이 다시 등장할지 지켜보겠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7년 ‘로켓맨’과 ‘늙다리’로 시작한 북미 간 설전은 점차 양측 간 감정싸움 양상으로 비화되면서 ‘불망나니’, ‘병든 강아지’, 그리고 ‘화염과 분노’, ‘괌 포위사격’ 등 점차 고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북미 모두 극한 대결구도로 치달았던 2017년과는 달리 아직까지는 대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은 조만간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를 한국에 보낼 예정이며, 북한 역시 연말까지는 최종결심을 미루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김영철 위원장 담화 발표 약 4시간30분 뒤 내놓은 담화에서 “얼마 안 있어 연말에 내리게 될 우리의 최종판단과 결심은 국무위원장이 하게 되며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 있다”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은 미국과 대결보다는 과감한 협상을 통해 북한이 대북제재에서 전면적으로 벗어나고 미국, 일본과 관계를 정상화해 발전된 국가를 이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과 미국도 연말시한 전에 북한의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인공위성 시험발사 중단을 조건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잠정 연기하며 보다 과감한 협상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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