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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퇴장, ‘친황’ 구축 달리는 황교안
-黃, 나경원 원내대표 유임 불가 통보
-소통 문제 감지되던 ‘羅 정리설’ 솔솔
-당직 인사로 ‘소장파’ 김세연 물러나
-친박보다 영향력 큰 주로 염두둔듯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청와대 앞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친황(친황교안) 라인’이 자유한국당 내 구축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들린다. 비박(비박근혜)계로 꼽히는 김세연 의원이 핵심 당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종종 독자행동을 한 내경원 원내대표까지 직을 내려놔야 할 처지에 놓인 데 따라 나오는 해석이다. 황 대표가 현재 주류로 꼽히는 친박(친박근혜)계보다 더 영향력이 큰 체제 형성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은 전날 황교안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나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애초 오는 10일까지였지만, 재신임을 통해 연장 가능성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가 이에 유임 불가로 못을 박은 것이다.

한국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친정 체제 구축을 위해 나 원내대표를 정리한 것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사실상 나 원내대표와 내년 총선을 함께 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자신의 임기 연장 여부를 의원들에게 묻고자 했다. 황 대표가 이 일정에 앞서 결정을 내리면서 그 여지도 없앤 것이다. 황 대표는 이에 교체가 ‘원칙’이란 점을 앞세워 논란 확산을 차단 중이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간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가산점’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들은 신임 서울시당위원장 임명을 놓고도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199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추진에 관련한 의견 충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황 대표는 전날 ‘나 원내대표와 불화설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느냐’는 물음에 “거기까지만 하자”고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후 청와대 앞 천막농성장에서 당직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황 대표는 앞서 나 원내대표에 대한 유임 불가 결정을 하기 전 핵심 당직자 7명을 교체했다. 좀 더 젊어지고 원외·외부 인사들이 상당수 들어왔지만, 결과적으로는 측근들을 기용했다는 평이 상당하다. 김세연 의원은 이때 물러났다. 김 의원은 황 대표를 향해 ‘당 해체’를 주장한 바 있다.

정치권은 황 대표가 ‘친황 라인’ 구축에 공공연히 집중한다면 이에 따른 1차 목표는 공천권 선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에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참여한다. 황 대표가 앞서 임명한 박완수 사무총장, 송언석 전략기획부총장도 공천 전략을 짜는 핵심 당직이다. 당을 장악한 후 자신의 뜻을 펼치겠다는 의도가 읽혀진다. 나 원내대표보다 더 ‘손발’이 잘 맞는 차기 원내대표가 들어올 시 친박보다 더 영향력이 클 라인이 형성될 가능성이 언급되는 이유다.

한국당 안팎에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섞여 나오고 있다. 수도권 의원은 “지금 체제에선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의 등쌀에 밀려 입지를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아예 새로운 개혁 세력을 만든 후 이들 중심으로 쇄신을 일으키는 게 나을 수 있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결국 당이 제왕적 구조를 갖추는 것 아니냐”며 “세력 구축은 결국 적폐로 이어진다. 소수 인사들로 당을 지휘하는 기색이 감지될 시 막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황 대표가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막은 일부터 잘못됐다는 의견도 있다. 김세연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지금껏 이런 전례가 없었다. 상상할 수 없는 일로 충격을 받았다”며 “근본적으로 당 구성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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