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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결국 한계 도달한 黃대표 건강, 여야 전향적 대화할 때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을 이어가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결국 27일 밤 늦게 병원으로 이송됐다. 단식을 시작한지 8일째 되는 날이다. 황 대표는 단식 5~6일 지나면서 혈압이 불안정해지고 단백뇨가 검출되는 등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한다. 수분 공급이 부족해 신장 기능에 이상 증세도 나타나고, 기력도 떨어져 거의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다는 게 자유한국당 인사들의 전언이다. 이미 황 대표는 신체적 한계상황에 도달했던 것이다. 병원 이송 후 두 시간 여만인 28일 새벽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했다니 다행이다. 하지만 눈을 뜨고 사람을 알아보는 정도로 위험한 고비를 넘겼을 뿐 안심할 단계는 아직 아닌 듯해 걱정이다.

황 대표의 단식은 당장 끝내야 한다. 황 대표 자신은 죽음을 각오했다며 결코 단식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누차 표명해 왔다. 아마 병실에 누운 지금도 그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황 대표가 건강을 더 해쳐 치명적 상황에 이를 경우 정국은 그야말로 겉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의 건강을 생각해 강제로라도 단식을 중단하도록 권해야 한다.

여권도 황 대표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단식 중단의 명분을 만들어주는 게 정치도의적인 도리라고 본다. 실제 제 1야당 대표가 단식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여당도 정치적 부담이 적지않을 것이다. 이런 판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강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여야가 서로 한발씩 물러나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돌파구를 찾는 게 순서다. 문제가 되고있는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국이 안정될 수 없다. 더욱이 선거법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야 합의로 처리해 왔다. 이런 관계가 무시되어서도 안된다.

전향적 자세로 임하면 협상의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지역구 28석을 줄이는 선거법은 이를 50석 안팎으로 조정하는 절충안이 제시된 바 있다. 그렇게 되면 현행 지역구 253석과 거의 차이가 없다. 여야가 조금만 탄력적으로 협상하면 타협점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공수처법도 마찬가지다. 공수처장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과 기소권 행사의 엄격한 제한 방안을 추가적으로 논의한다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이유는 없다. 황 대표가 단식 중단을 선언하고 여야는 곧바로 대화에 나서면 극적인 타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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