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떨어진 신뢰 다진다…손태승의 ‘우리 리빌딩’ 전략
DLF사태…‘신뢰 회복’ 내년 우선과제로
WM혁신안, 조직개편안 등 선제적 발표
신년 경영계획에 신뢰, 혁신, 효율 등 반영
[연합]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내린 특명이다.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출범한 올 초와 견줘 결이 확 달라졌다. 손 회장은 상반기만해도 ‘4대 성장동력(WM·글로벌·디지털·CIB)’을 제시하고 독려했지만 내년엔 신뢰를 기치로 ‘리빌딩(조직 재정비)’을 주문하고 있다.

기조의 변화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가 영향을 줬다. 은행·그룹 전반의 경영의 틀을 재정비해야 ‘지속가능한 금융그룹’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신뢰회복을 최우선에 놓고 내년 경영계획의 뼈대를 만들고 있다. 손태승 회장이 최근 전국의 은행 영업본부장을 소집해 “신뢰라는 건 거울의 유리와 같아 한 번 금이 가면 회복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DLF 투자자에 대한 피해보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실제 자산관리(WM) 혁신안· 성과평가지표(KPI)·조직개편안을 잇달아 선제적으로 내놓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금융이 ‘늦깍이 지주사’여서 그간 외형적인 성장에 치중했다는 조직 내 반성도 반영되지 않았겠나”라며 “선제적으로 내놓은 개선안 중엔 다른 은행이 참고할 것들도 보인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신뢰회복에 더해 내년 경영의 키워드로 혁신·효율을 꼽은 걸로 파악된다. 경영계획 초안엔 ▷신뢰회복 방안 수립 ▷기업의 혁신성장 적극 지원 ▷나라 안팎의 경기둔화에 대비한 비용효율성 제고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이 경영계획의 기초를 가지고 토론을 벌여 발전시키게 된다”며 “12월 말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은행의 영업체계도 내년부터 대대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본점에서 목표를 할당해 각 영업점에 전파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에서 ‘바텀업(botton-up)’으로 체계 변화가 점쳐진다. 일선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PB(프라이빗뱅커)와 직원들이 지역·고객군 별로 적당한 상품과 목표치 등을 본점에 제시하는 식이다. 본점 상품부서(WM·신탁·카드·외환)는 각 영업점, 영업본부와 의견을 조율해 은행 차원의 목표치를 세우게 된다. 일선 직원들의 ‘자율영업’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우리금융 차원에선 내년에도 ‘스케일 업’이 이어진다.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아주캐피탈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을 동시에 품을 수 있다. 이어 증권·보험사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측은 “금융그룹의 구색을 맞추는 작업을 흔들림 없이 지속하되 리스크 관리도 각별히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ny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