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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급해진 美…금기단어 ‘주한미군 감축’ 시사까지

  •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파행 후폭풍
    -협상 깬 美, 사전 기자회견 준비 정황
    -에스퍼 장관, 필리핀서 韓방위비 언급
    -주한미군 감축 관련 모호한 답변 여지
  • 기사입력 2019-11-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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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을 방문중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19일 마닐라에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미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일단 파행한 가운데, 방위비 인상 압박을 거듭해오던 미국 측이 다급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측은 방위비의 과다 증액 요구에 우리 측이 거부하자 방위비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는 등 있을 수 없는 ‘외교 실례’를 보여줬다. 특히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주한미군 감축’ 카드까지 여차하면 쓸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면서 우리 측에 파상공세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방위비 외에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한반도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미국 측의 초조한 입장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금기어 꺼낸 미, 과연 주한미군 감축은=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필리핀 국방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간 방위비 협상 결렬 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는 “추측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다소 애매한 표현이지만, 며칠전 한국에 왔을때 공동성명을 통해 ‘주한미군 현수준 유지’에 방점을 찍었던 만큼 그의 멘트 자체가 저의가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만 하다는 게 중론이다. 즉, 한미간 방위비 협상이 생각보다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주한미군 감축이라는 한미동맹 상 ‘금기어’로 돼 왔던 카드까지 만지작 거릴 수 있다는 뜻을 은연중에 내비쳤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책임있는 미국 고위 관계자들은 그동안 한결같이 “그럴 수 없다.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쪽이었다.

이런 가운데 나온 에스퍼 장관의 ‘주한미군 감축에 추측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그동안 있었던 최고위급 인사로선 가장 강도가 센 멘트다. 이에 미국 측의 의도와 향후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 전략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국방부 측은 신중하게 대응 중이다. 직접 ‘감축’ 등의 단어를 쓴 게 아니기 때문에 따로 입장을 낼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다만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미 국방장관이 여지를 남긴것은 뭔가 뜻이 있을 것으로 보고, 그 행간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전문가 사이에선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언급하거나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호한 답변으로 대응한 것은 미 고위 당국자들의 지나친 조급증을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라는 게 중론이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올해 안에 끝내야 당장 내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액수가 정해지고 미국 측에 해당 금액이 넘어가게 된다. 이런 비용은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미군기지 내 건설비, 미군 군수지원비 등으로 쓰인다.

시간상 미국측으로서도 급한데 한국과의 이견이 커 답보상태를 보이자, 미국 측에서 배수진성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외교 전문가는 “미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감축을 얘기한 것은 아니기에 너무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그 저의 파악과 향후 전략마련에는 만전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방위비 분담금 파행, 향후 기싸움 어떻게=일본계 미국인인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전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파행을 겪은 가운데 이례적으로 한 언론과 인터뷰를 자청해 “시간이 없다”며 다급함을 나타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서 “마무리발언을 하자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일간 지소미아 협상과 한미간 SMA(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협상은 둘 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게 공통점”이라며 “우리가 할 일이 있고 시간이 별로 없으니 지속해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간 방위비 협상이 스톱되면서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전날 한국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총 7시간으로 예정된 방위비 협상 회담이 열렸으나, 미측 대표단이 종료를 선언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협상장에 마주앉은 지 80분만에 회의는 끝났다. 양측은 다음 회담 일정을 잡기 위한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회의가 약 10차례 열리고 3, 4차까지는 탐색전과 기싸움이 벌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이런 반응은 매우 이례적인 ‘돌발행동’이다. 방위비 협상에 참여한 전직 정부 당국자는 “한쪽이 협상장을 먼저 떠나 회의가 종료되는 일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미 관료들의 이런 태도는 ‘다급’과 ‘돌발’을 가장한 의도적인 협상전략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정부 인사들이 일방적으로 협상 종료를 선언한 미 대표단에 대해 “무례한 행동”이라고 반응한 가운데 미 대표단은 이날 오후 1시 미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팀 제안이 우리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여론전에 나선 것을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대응 과정은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방위비 협상 스톱’을 가정하고 행동했다는 것이다.

미국 측의 이같은 행보는 현재 탄핵 위기에 놓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내년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미 고위관료들이 현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전세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인 미군 주둔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 대표단이 방위비 협상장에서 먼저 자리를 떠난 뒤 자청해 기자회견까지 한 것은 전형적인 ‘갑질’ 협상전술”이라며 “한국의 여론을 조작해 협상 결렬의 책임을 한국 대표단에게 전가, 한국의 협상력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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