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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에 져 ‘프리미어12 준우승’김경문 감독 ‘믿음의 야구’ 좋지만…
‘믿음의 야구’ 철학을 고수했던 김경문 감독이 17일 결승전에서 투수를 교체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대회 2연패를 노렸던 한국이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에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숙적’이라 불릴 만큼 스포츠에서 일본과의 대결은 항상 뜨거운 관심과 논란이 있어왔다. 경기에서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패배라는 ‘결과’보다 패배로 가는 ‘과정’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슈퍼라운드에 오른 뒤 대만과 일본에 패했다. 대만전은 상대의 선전과 우리의 부진이 겹치며 완패했다.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최종전은 사실상 최상의 전력으로 나서지 않았고 전력탐색의 의미가 있었기에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결승전에 나선 한국의 라인업과 투수운용은 ‘최선이었을까’라는 의구심을 남겼다. 김경문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감독이다. 때문에 많은 이들의 기대가 컸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두산 NC와 대표팀을 맡는 동안 김 감독이 고수한 스타일때문이었다.

한번 신뢰한 선수는 여간해서 배제하지 않고, 지나치다 싶을 만큼 중용한다. 공격에서도 어지간해서는 스몰볼을 하지않고 선수들에 맡긴다. 투수 역시 ‘혹사논란’이 잦았을 만큼 주요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장기레이스에서 이런 김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둬왔다. 소위 ‘박고 키우는 유망주’가 터지기도 하고, 부진하다가도 결국은 이름값을 하는 선수들이 나왔다.

그러나 단기전은 이런 ‘믿음’도 중요하겠지만 컨디션과 상승곡선을 탄 선수, 갑자기 미치는 선수들을 캐치해내고 기회를 주는 ‘융통성’과 ‘임기응변’이 필요해 보인다. 감독으로서 누적된 기록과 업적을 거둔 대형선수를 벤치에 앉히기란 어려운 일이다. 거물을 내보내 부진했을 때 받는 비난보다, 거물을 벤치에 앉히고 모험을 했을때 돌아오는 비판이 더 아프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 부진했던 박병호 양의지 김재환은 죄책감을 갖기도 하고, 비난도 받는다. 하지만 선수가 1년내내 최고의 뛰어난 활약을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부진에 빠져 있는 선수를 대신해 적절한 변화를 시도해야하는 것이 사령탑이 롤이 아닐까. 슈퍼라운드에서 감각이 나쁘지 않았던 선수들을 끝까지 벤치에 놔두고, 부진한데다 부담을 짊어진 선수들을 계속 내보낸 것이 과연 ‘믿음’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단기전이라 회복시간이 짧은데도 불구하고 투수진을 고루 활용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다양한 선수를 기용할 만큼 쉽게 갈 수 있는 경기가 없었다고는 해도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3루수는 3명, 1루수는 1명을 뽑아 운신의 폭이 좁았다는 것도 아쉽다.

올림픽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드러난 ‘과정’의 아쉬움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번의 ‘결과’가 반복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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