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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우유가 전립선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 연구, “국내 상황과 맞지 않아”

- 국내 전문의들 “국내 우유 섭취량 고려해야”



‘우유가 전립선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분석을 미국에서 발표했다. 이에 국내 전문의들은 “전립선암을 일으키는 우유 섭취량의 기준이 모호하며, 국내 상황을 대입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올 10월 미국 정골의학협회 저널은 최신호를 통해 ‘식물성 및 동물성 식품이 전립선암에 주는 영향’에 대한 연구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본 자료는 미국 미네소타 주의 메이오클리닉 연구팀이 진행했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다양한 규모의 코호트 연구, 사례 연구, 메타 분석 등 1백만 명 이상의 참가자로 구성된 연구 47편을 통해 동물성 및 식물성 식품의 소비가 전립선암 위험률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동물성 식품과 유제품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전립선암 위험이 이전과 동일하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유 및 유제품의 과도한 섭취가 칼슘과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를 증가시켜 전립선암 위험률을 높인다는 주장이다.

덧붙여, 유제품 섭취량이 많은 서구 국가에서 전립선암 발병률이 높으며, 유제품 섭취량이 적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하며, 미국인들에게 식물성 식품 섭취를 권고했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위 연구 결과에서 언급된 우유 섭취량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입장이다.

먼저, 강남세브란스병원 김형미 팀장은 “우유의 과도한 섭취량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며, “사람은 다양한 음식을 먹기 때문에 특정 식품을 전립선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19세 이상의 성인은 하루 한두 잔(1잔=200g)의 우유를 꾸준히 섭취할 경우 건강 상 이득이 있다. 그러나 2017년 국민 통계 기준, 19세 이상 국민의 적정 우유 섭취량이 절대적으로 못 미치는 수준(남 77.1g, 여 92.4g)”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또한, 우유 속 IGF-1에 대해 “우유 속의 IGF-1은 단백질이다. 이 성분은 위산과 소화 효소에 의해 파괴되므로 우리 몸에 직접 흡수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약으로 투약할 수 없는 것과 유사하다. 오히려 인체에서 IGF-1의 혈중 농도는 유전적 요인, 체중과 신체 건강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암에 걸렸을 때 증가할 수도 있다”며,

“IGF-1이 증가한 것은 암에 의해 동반된 결과일 수 있다. 따라서 암 발병률이 반드시 우유 속에 있는 IGF-1의 영향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올 7월, 이 내용을 뒷받침할 연구 내용이 발표된 바 있다. 건국대학교 동물자원학과 이홍구 교수는 ‘미국의 유제품 소비와 전립선암 위험(Dairy Product Consumption and Prostate Cancer Risk in the US)’을 소개했다.

본 연구는 평균 11.2년 동안 미국 전립선암 환자 49,472명을 대상으로 유제품이 전립선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관성을 조사한 내용이다. 49,472명 중 4,134명이 이미 전립선암 판정을 받은 환자였으며, 전체 참가자들에게 검증된 식품 설문지를 사용해 유제품의 개별 또는 부분군의 유제품 섭취를 계산한 뒤, 계층화된 전립선암의 병리학적 입증 사례에 대한 위험률(HR)과 95% 신뢰구간(CI)을 추정했다.

그 결과, 유제품의 평균 섭취량은 1000㎉ 당 101g이었으며, 개인 또는 부분군의 소비는 통계적으로 전립선암 위험(HR=1.05, 95% CI=0.96-1.15)과 관련이 없거나 심각도에 따라 계층화되지 않았다. 유지방 함량, 발효 여부에 따라 분류한 유제품의 소비 또한 통계적으로 전립선암 위험과 유의적 연관성을 갖지 않았다.

이홍구 교수는 “유제품 소비는 전립선암과 전반적으로 관련이 없다. 이전 연구에서 전립선암에 미치는 유제품의 해로운 영양에 대한 결론을 뒷받침하지 못할뿐더러 유제품의 섭취와 암 발생의 연관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했을 때 타당하지 않다”고 자문했다.

위 내용과 관련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최근 우유·유제품과 관련해 다양한 관점의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연구들은 우리나라 식문화에 맞춰 해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국민들의 균형 잡힌 영양 관리를 위해 불확실한 자료를 토대로 푸드 포비아(특정 식품 공포증)가 무분별하게 양산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전했다.

re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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