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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인테리어, ‘고객맞춤형’으로 진화
가구·가전·소품 등 ‘나만의, 내 방식대로’ 욕구 강해져
기업들 대량생산 한계를 모듈화·퍼즐화 등으로 대응
AIoT·5G 등 고객욕구 파악 쉬워져 갈수록 정밀 맞춤화
에넥스의 고객맞춤 모듈형 부엌가구 ‘키친팔레트’. 문짝, 상판, 벽체 등이 통일적이지 않고 우드톤, 딥그린, 베이비핑크 등의 색상으로 다층화돼 있다. 한 고객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골라 조합한 것이다.

고객의 생활상과 욕구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세분화된다. 개성과 취향 또한 천차만별이다. 홈인테리어 산업의 고민이 여기서 출발한다. 예전과 달리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위주로, 고객관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방스타그램’처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세태도 이런 경향을 부추긴다. 가구·가전·소품 등 홈인테리어 제품들이 ‘고객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듈화·퍼즐화 등 최대한 고객에게 맞춰라”=고객맞춤형 제품 공급은 대량생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해야 하는 기업들이 늘 맞닥뜨리는 고민이다. 이런 가운데 홈인테리어 업체들이 고객맞춤형에 근접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은 눈높이가 높아지는 고객 대응에 고민해 왔다. 최대한 고객의 욕구에 맞추고자 하는 노력이 바로 모듈형, 퍼즐형 제품이다.

리바트는 지난해 모듈형 수납가구 ‘모듈플러스’를 선보였다. 이는 거실·안방·주방·화장실 등 다양한 공간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높이와 폭, 선반 색상 등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에넥스의 ‘키친팔레트’는 맞춤 부엌가구를 기치로 지난해 출시됐다. 소비자가 직접 문짝 형태와 색상, 손잡이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형태는 5종, 색상은 13종, 손잡이는 15종을 제공한다. 올 들어선 색상을 보다 세분화해 유광과 무광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베이비핑크와 딥그린 등을 추가했다.

에몬스도 고객의 세분화된 욕구를 빠짐없이 충족할 수 있는 식탁과 의자를 내놓았다. 크기, 색상, 체대 등 모두 원하는 취향대로 선택 가능하다. 주방 상판의 크기, 색상, 체대의 종류와 함께 의자를 고객이 고를 수 있게 했다.

가전 분야에선 삼성전자가 ‘비스포크’를 내놓으며 맞춤가전 시대를 선언했다. 제품의 개발 중심에 소비자를 두고 소비자의 생활상에 맞춘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일례로 비스포크 냉장고는 8개 타입 모델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게 했다. 소비자가 필요한 제품을 가족 수, 식습관, 라이프스타일, 주방 형태 등에 따라 최적 모듈로 조합할 수 있도록 한다.

침구업체 이브자리는 미리 수백가지 제품을 제조해놓고 고객에게 맞는 제품을 골라준다. 고객과 상담을 한 뒤 수면습관, 체형을 측정하고 분석해 알맞은 것을 제안하는 식이다. 기성형 맞춤인 셈이다.

리바트 관계자는 “제품의 모듈화와 퍼즐화는 대량생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제조기업의 한계를 어느 정도 보완해준다. 하지만 이 역시 완전하지 않는 맞춤형이어서 한계가 드러나게 된다”며 “보다 정밀한 맞춤제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듈화로도 안된다” AIoT로 정밀한 고객욕구 파악=고객맞춤은 기업들에 영원한 숙제일 수밖에 없다. 고객맞춤이 보다 정밀해질수록 마케팅 등 판매비용은 줄고 구매는 늘어나며, 기업의 이윤도 증대된다.

제품이 맞춤형에 근접할수록 차별화 요소는 커지고 사용가치(효용)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는 개인의 개성이 강하게 표출되는 분야다. 획일적인 아파트 거주문화에서 골격은 어쩔 수 없이 공급자 위주를 수용하더라도 집안만큼은 내 방식대로 꾸미고 싶다는 욕구는 그대로 남아 있다.

현재 홈인테리어 관련 기업들은 다양한 소재와 색상을 결합해 자신만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거기에 고객경험관리(CEM)에 입각해 접점을 확대하는 정도다.

그런데 AI와 IoT, 5G 같은 네트워크 도구들이 등장했다. 고객의 생활상과 취향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욕구를 분석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시간 다방향으로 소통,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능력도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지향이냐 제품 지향이냐에 따라 기업의 혁신능력과 경쟁역량이 달라진다. 모든 기업은 궁극적으로 구매가치, 사용가치, 재활용가치 등 고객가치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점에서 5G, AIoT 등은 시행착오와 비용을 줄이는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의 경우 올 상반기 ICT 전문기업 신세계아이앤씨와 홈IoT 사업 관련 제휴를 맺었다. 신세계아이앤씨가 AIoT 기술을 제공하면, 한샘을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기획하고 공급하게 된다. 고객맞춤을 보다 정밀화하려는 의도다.

한샘 측은 “획일적인 소비에 싫증을 내고 나만의 것을 갖고 싶다는 바람은 인간의 공통적인 욕망”이라며 “IoT와 결합돼 생활의 편리함과 즐거움을 주는 제품이면 향후 가능성은 무궁하다. 최근 IoT TV를 내놓은 데 이어 조만간 IoT조명도 출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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