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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경기 여성 위협하는 유방암, 예방 첫 걸음은 '체중 관리'
-유방암 환자 절반 이상이 폐경 이후 여성
-비만일수록 여성호르몬 수치 높아져 위험 증가
-저지방 음식 먹고 꾸준히 운동하면 좋아
자신의 유방을 만져보는 자가진단을 통해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주부 최모(56)씨는 건강검진을 통해 근육량이 적어지고 체지방이 많아진 것을 알게 됐다. 그러고보니 폐경 이후부터 체중이 많이 증가해 몸이 무거워진 것을 느끼던 중이다. 이제부터라도 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피트니스센터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운동 후 샤워를 하다가 가슴에 평소와 다른 점을 발견했다. 만져지는 멍울과 함께 움푹 꺼진 부위가 관찰된 것이다. 병원을 찾은 결과 유방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폐경 이후 여성을 위협하는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체중조절에 신경써야 한다. 10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유방암에 대한 의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핑크리본 데이’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환자 비율은 53.5%를 차지했다.

이런 유방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에는 다양한 것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비만이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유방암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폐경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에 지방조직이 에스트로겐의 주된 공급원이 된다. 하지만 비만 여성일수록 지방조직이 많기 때문에 에스트로겐의 수치도 높아져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특히 비만여성의 유방암은 크고 나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7년 스웨덴 카롤린스카대학병원의 발표에 따르면 2001~2008년 유방암을 진단받은 2000명을 관찰한 결과 과체중이나 비만 여성에서 암이 발견되면 크기가 2㎝ 이상인 경우가 많았고 전이·재발·사망 등 예후도 나빴다고 한다.

유방암은 양질의 표준화된 치료가 적극적으로 적용된 덕분에 조기 발견 했을 시 생존율이 높은 암에 속한다. 여기에 자가검진 및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면 더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유방암은 대개 멍울로 진단되며 멍울로 나타나는 유방암의 80% 이상이 자가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자가검진은 생리가 끝난 후 5~7일째가 가장 좋으며 폐경기 이후에는 한 달 중 하루를 택하여 매달 정기적으로 자가검진하는 것이 좋다.

유지영 고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유방암 자가 진단은 목욕 직후 거울 앞에 서서 양쪽 유방을 비교하면서 평소와 다른 유방의 모양이나 돌출 또는 함몰 부위가 있는지 육안으로 살피고 젖꼭지를 중심으로 원심을 그려가며 안쪽부터 바깥쪽으로 만져야 이상이 있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며 “또 젖꼭지에서 혈액이나 유즙과 같은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나오는지도 살펴보고 겨드랑이를 함께 만져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지방과 고칼로리 식생활로 인한 비만으로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총 기간이 증가하는 것이 유방암 발생의 큰 요인이기 때문에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음주는 체내 에스트로겐과 안드로겐의 분비를 촉진해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지방을 20% 이하로 제한하는 저지방 식단이 좋고 과일, 채소, 통곡물 등 섬유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콩에 들어있는 생리활성물질인 이소플라본은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므로 콩류를 주 3회 이상 섭취한다. 커피, 차, 초콜릿이나 흰쌀밥, 흰밀가루 등은 피한다.

운동은 체중조절과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며 폐경 후 유방암 발생을 억제한다. 일주일에 5회 이상, 60분 운동을 지속하면 유방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유 교수는 “체중이 자꾸 늘어난다고 느낄 때는 식후에 걷기 운동을 추천한다. 운동 자체가 체내 호르몬과 에너지 균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며 과식을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며 “유방암은 적극적인 자가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체계적인 진료를 따른다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암”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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