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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극 오존구멍, 30年 관측 이래 가장 작아졌다
남극 오존홀 관측 이래 최저치
남극 성층권 기온 급상승이 원인
"지구 온난화 인한 영향인지 따져봐야"
제트기류 강한 남극서 매우 이례적 현상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남극 성층권 오존층에 뚫린 구멍인 '오존홀' 크기가 1982년 관측 이래 최저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를 파괴된 오존층이 회복되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과학자들은 남극 오존홀이 작아진 이유를 오존층 파괴 물질을 줄이려는 사람들의 노력 덕분이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남극 성층권 온도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기후 변화만큼이나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2019년 9월 남극 상공 오존홀 크기. 파란색이 오존 농도가 낮고 노란색·초록색순으로 오존 농도가 짙다. 오존홀은 보라색으로 표현된다. [자료 NASA]

▶관측 30여 년 만에 가장 작아진 오존홀 =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공동연구팀은 올해 9월과 10월 남극 오존홀 면적이 관측 이래 가장 작은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NASA 위성이 관측한 오존홀의 크기는 지난 9월 8일 1640㎢ 수준이었으며, 이어 10월에는 1000만㎢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006년만 해도 오존홀의 크기는 역대 최대치인 2600만㎢ 수준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달 들어 남극 오존홀이 가장 작아진 이유를 남극 성층권 온도가 크게 높아진 데서 찾았다. NASA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책임연구원인 폴 뉴먼은 "남극의 오존 구멍이 예년보다 작은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오존층이 갑자기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성층권 온도가 급상승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존홀이 생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산소 원자 3개로 구성된 분자인 오존은 약 20~30㎞ 높이의 성층권에서 끊임없이 생성되고 파괴된다. 오염되지 않은 대기에서는 생성과 파괴가 균형을 이루지만 염소와 브롬이 포함된 프레온가스가 오존과 접촉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과정에서 오존이 파괴돼 오존 구멍이 커지는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달 들어 기온 변화가 완만한 성층권에서 갑자기 기온이 상승하는 '성층권 돌연승온'(stratosphere sudden warming)이 이례적으로 발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남극이 따뜻해지면서 남극을 순환하는 극저온의 제트기류가 약화됐고 오존층 파괴의 주범인 염화불화탄소(CFCs), 즉 프레온가스가 성층권에 도달할 수 없게된 것이다. 그 결과 오존 구멍은 쪼그라들었다.

남극의 성층권 기온이 급상승하는 성층권 돌연승온은 1988년, 2002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로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남극 세종기지에서 기후 변화를 연구하고 있는 김성중 극지연구소 극지기후변화연구부장은 "북극보다 극소용돌이(polar vortex)가 강한 남극에서 굉장히 흔하지 않은 현상이 일어났다"며 "다만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관련 연구를 통해 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극 성층권 돌연승온 포착 위성 사진. 빨간색으로 갈수록 높은 온도를 의미한다. [자료 Severe Weather Europe]

▶"남극 오존 구멍 면적, 안심하긴 이르다" = 성층권 오존층은 태양으로부터 자외선을 막아낸다. 그렇기 때문에 오존층이 감소하면 피부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생물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그런데 1970년대만 해도 10만㎢에 불과했던 남극 오존홀의 크기가 불과 10년 만에 1000만㎢로 커졌다.

이에 전 세계 과학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 결과 전 세계 국가들이 성층권 파괴 물질인 프레온가스와 같은 화학물질의 생산을 금지하는 몬트리올 의정서를 1987년 체결했다. 그 결과 현재 오존층 파괴물질(ODS) 배출량은 눈에 띄게 감축됐다. 몬트리올 의정서를 '가장 환경적인 국제환경협약'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달 들어 관측 사상 처음으로 오존홀 면적이 가장 작아지긴 했지만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 오존층이 파괴되기 전인 1970년대 수준으로 회복된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오존홀 면적은 남한 면적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 오존홀 면적은 남한 면적보다 100배 이상 크다. 과학자들은 2070년에 이르면 오존홀 크기가 1980년의 크기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오존 농도는 '도브슨 단위(DU·Dobson Unit)'로 표현한다. 1DU는 0.01㎜ 두께를 나타낸다. 오존층 평균 두께는 약 300DU로 일반적으로 오존 농도가 200DU 밑으로 떨어질 때 오존홀이 생긴다. 1960년대 300~500DU 수준이던 오존층 두께가 2006년 93DU까지 떨어졌다. 현재 오존 농도는 188DU를 기록하고 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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