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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철희 의원의 불출마, 3류 정치 청산하는 밀알되어야

“정치가 부끄럽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외침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 의원이 15일 내놓은 불출마 입장문은 3류에도 못미치는 우리 정치판의 민낯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글자 한 자, 문구 한 줄에 공감이 가지 않은 대목이 없을 정도다.

그는 우리 정치를 한마디로 ‘공동체의 해악’이라고 규정했다. 상대에 대한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다는 게 그 이유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결과물을 끌어내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한데 지금의 정치판은 그 기능이 전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정치가 민생을 챙기기는 고사하고 되레 장애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그 책임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 전체에 있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철학도 사명감도 없이 오직 당리당략에 따라 태도가 돌변하는 정치판의 고질적 관행에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특정인사에 대해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고 인격모독을 넘어 인격살인, 죽고 죽이는 무한정쟁에 의 소재가 된지 오래”라고 했다. 얼핏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집중 공세를 비판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결코 야당만 탓하지 않았다. “우리도 야당 때 그랬다”며 “피장파장이라고 해서 잘못이 바름이 되는 건 아니다”고 일갈했다. 내로남불이 범람하는 현 여권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한 것이다.

실제 14일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법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파적 잣대로 법원의 판단을 재단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목도됐다. 조 전 장관 동생의 구속영장이 기각된데 대한 한국당 의원들이 비판이 난무했고 민주당은 이를 비호하기 급급했다. 조 전장관 수사가 지나치다며 검찰에 따지는 민주당과는 정 반대의 장면이다. 이 의원이 이날 “영장 발부 여부도 여야가 입장이 바뀌면 주장도 바뀐다”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한 것이 어쩌면 정계은퇴 결단의 계기가 됐을지도 모른다.

검찰 개혁 등 각종 개혁 입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개혁이 필요한 곳은 정치권이다. 그 개혁의 시작은 인적 쇄신에서 비롯된다. 이 의원 말처럼 더 젋고 새로운 사람들이 나서야 정치판의 구태를 씻어낼 수 있다. 내년 총선의 성패는 여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들도 두 눈 부릅뜨고 인적쇄신의 과정을 지켜볼 것이다. 이 의원의 외로운 결단이 우리 정치가 3류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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