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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송가인 행사비 논란에 숨어있는 저의 또는 의식구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트로트가수 송가인의 행사비가 논란이 되고 있다. 더 정확하게는, 논란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누가 논란을 만들었냐고?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 송가인의 행사비를 두고 논란을 만든 배경에는 석연치 못한 저의(底意) 내지는 의식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이른바 ‘갑질’ 같은 거다.

송가인이 TV조선 ‘미스트롯’으로 10년 무명 가수 생활을 마감하고 스타가 됐다. 행사비(출연료)가 껑충 뛰는 건 당연하다. 송가인 이전에 장윤정과 홍진영도 각각 ‘어머나’와 ‘사랑의 밧데리’로 똑같은 과정을 받았다. 장윤정과 홍진영은 현재 특A로 분류돼 행사비로 1200만~1500만원을 전후해 받고 있다.

송가인은 지역축제 행사비가 2000만~2500만원이며 최근엔 행사비로 3500만원까지 불렀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 또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송가인의 출연료는 송가인이 부른다고 받을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비싸면 안부르면 된다. 출연료가 비싼데도 그를 부른다는 건 그만큼의 효용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송가인이 가면 행사가 크게 달라진다. 우선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축제와 사람이 별로 없어 썰렁한 축제, 이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누구나 다 안다.

축제의 성공 여부를 결정 짓은 첫번째 요인인 ‘참가자 수’ 확보라는 측면에서 송가인은 독보적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른다.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인기와 호감도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내가 잘 아는 사람중에 책을 써 대박을 치고, 방송을 타면서 인기강사가 된 K 교수가 있다. 여기저기서 강연을 해달라고 요청이 와 일일이 거절하기가 힘들어 강연료를 시간당 300만원으로 올렸더니, 웬만한 요청은 다 떨어져나갔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당 300만원으로도 부르는 곳이 적지 않아 충분히 바쁘게 다녔다. 그 강사는 시간당 300만원이 몸값인 것이다. 이는 경제학원론에 곡선에 나오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책정되는 완전경쟁 가격이다.

송가인의 몸값도 시장에서 그렇게 결정되고 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다고 송가인의 이런 출연료가 지역축제와 행사 등의 산업을 위축시킨다는 말을 들어보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이게 논란이 된다는 것은 어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가인이 장윤정, 홍진영, 남진의 출연료를 기준으로 해서 많고 적다고 판단하는 것은 누구의 발상인가? 송가인이 연공서열식 임금을 받는 직장인인가? 송가인의 출연료 산정에 선배들의 출연료가 거론될 이유가 없다. 이들과 비교하는 자체가 ‘갑질’이다.

또 하나는 ‘미스트롯’을 방영한 TV조선과의 관계다. 항간에는 TV조선과 송가인의 불화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어쨌든 송가인을 배출한 TV조선은 송가인을 좀 더 활용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뽕 따러 가세’ 등으로 뽕을 뽑을 만큼 뽑은 것 같다. 더 이상 하면 갑질이다.

엠넷 ‘슈퍼스타K2’로 스타가 된 허각이 타 방송에 나간다고 하자 엠넷 간부가 나에게 “(허각이 다른 방송국의 프로그램에도 나와) 인지도가 높아지면 더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TV조선이 송가인을 배타적으로 붙잡으려고 하면 갑질이고, 놔주면 트로트 문화를 창달시킨 공을 인정받을 수 있다.

송가인 몸값을 논란으로 만드는 측이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지만, 논란이 계속된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고, 문제를 만든 사람이 드러나게 돼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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