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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정부지 매매가·제자리걸음 전세가…갭투자시대 끝났다
3.3㎡당 가격 격차 1275만원
1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벌어져
무피투자 성행 2015년과 비교땐
전세 끼고 매매시 부담액 2.5배 ↑
돈줄 규제에 갭투자 설땅 잃어
올해 9월 말 기준 서울 평균 매매가격·전세가격 차이는 3.3㎡당 1275만원으로 10년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헤럴드경제DB]

매매가격이 오르는 동안 전세가격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서울지역의 3.3㎡당 갭투자 비용이 10년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갭투자는 주택가격과 전세가격 간 차이가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사들여 시세차익을 챙기는 투자방식이다. 게다가 정부가 갭투자자의 돈줄을 죄는 규제를 더하면서 사실상 ‘갭투자’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8일 헤럴드경제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서울 평균 매매가격·전세가격 차이는 3.3㎡당 1275만원으로 10년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10년 중 그 차이가 가장 적었던 2015년(509만원)과 비교하면, 전세를 끼고 서울 주택을 살 때 자기가 부담해야 할 액수가 2.5배 늘어난 것이다.

3.3㎡당 갭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은 지난 2009년 1161만원에서 2015년 509만원까지 꾸준히 낮아졌다. 이는 매매 약세, 전세 강세의 영향이 크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5년 70%를 넘어섰는데, 당시 ‘무피투자’(피 같은 내 돈 안 들이고 투자)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갭투자가 주목받았다.

전세가율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2017년까지 3.3㎡당 갭투자 비용은 세자릿수를 유지하다가 2018년 1197만원으로 뛰었다. 집값이 크게 오른 반면, 전셋값은 서울 등 수도권 입주물량이 늘어난 데 따라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13.56% 오르는 동안 전셋값은 1.62% 올랐다. 올 들어선 9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0.66% 오를 때 전셋값은 0.78% 떨어졌다. 이전과 같은 ‘소액자본’으로는 갭투자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는 KB국민은행 기준으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58%를 기록, 2013년 7월(57.3%) 이후 6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것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정부가 집값을 올리고 주택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으로 갭투자를 지목, 돈줄을 죄는 규제를 더하면서 갭투자자의 설자리는 더 좁아졌다. 정부는 7일, 오는 11일부터 서울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부동산 의심거래에 대한 대규모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은 8월 이후 신고된 부동산 실거래 중 자금조달이나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거래다. 갭투자나 비정상적 대출을 이용한 투기로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1일 발표한 ‘최근 부동산시장 점검결과 및 대응방안’에서는 시가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을 보유한 경우 1주택자여도 전세대출 공적보증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이는 ‘갭투자 축소책’의 일환이다. 아울러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개인사업자는 물론 법인도 담보인정비율(LTV) 40% 규제를 적용받도록 했다. 은행에서 전세대출로 돈을 빌려 투기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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