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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틀그라운드’ 투자대박…성과보수 놓고 수십억 소송전
부경훈 대표, “초기투자 주도” 주장
케이넷 “부 대표 퇴직 후 성과” 맞서
투자업계 성과보수 선례 관심 집중

게임 '배틀그라운드' 덕분에 5조~10조원 몸값으로 평가받는 '크래프톤(과거 블루홀)'에 대한 투자 성과를 두고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 성과보수 소송전이 진행 중이다. 과거 크래프톤을 발굴했다고 주장하는 VC 이사가 퇴직 후 성과보수를 요구하는 가운데, 해당 VC는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향후 투자업계 성과보수 문화의 선례가 될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초기투자 VC인 케이넷투자파트너스(이하 케이넷)와 케이넷에서 일했던 부경훈 케이제이앤파트너스 대표 간의 1심 민사소송(2018년 11월부터 진행) 판결이 다가오고 있다. 케이넷은 2008년 상환전환우선주(RCPS) 66만주에 투자했고 지난해 20만주를 팔아 거액의 차익을 얻었고 이에 따른 성과보수가 130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 대표는 퇴직 당시 작성된 '성과보수지급확약서'를 근거로 이 중 29억원 가량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건 상태다. 향후 케이넷의 차익실현에 따라 부 대표가 요구 가능한 성과 보수가 100억원 규모로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 대표는 크래프톤에 대한 케이넷의 초기 투자에 자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입장이다. 2008년 11월부터 케이넷에서 이사로 근무하면서 2009년 2~3월께 처음으로 크래프톤에 연락했고, 당시 김강석 블루홀 대표와 첫 미팅을 진행했다고 한다. 크래프톤은 당시 150억원 투자를 요구했는데, 케이넷은 150억원의 절반이 넘는 99억원을 2009년 9월 투자했다. 이후 부 대표는 케이넷 인사 중 유일하게 크래프톤 이사회에 사외이사로 참여했고, 케이넷을 퇴직하는 2014년 10월 하순까지 업무를 수행했다.

부 대표는 이례적으로 '성과보수지급확약서(2014년 10월20일자)'를 받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확약서에는 "'케이넷문화컨텐츠 전문투자조합'의 성공적 운용으로 성과보수를 수령하게 될 경우 케이넷에서 성과보수를 지급한다"고 적혀있다. 해당 펀드는 펀드명의 변경없이 현재까지 크래프톤에 투자를 집행 중이다.

반면 케이넷 측은 성과보수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로 주목받게 된 것은 이 게임을 만든 '펍지(과거 지노게임즈)'를 인수했기 때문인데, 인수 시점(2015년 1월)이 부 대표가 퇴직한 이후이기 때문이다. 또 기간 만료로 펀드를 청산해야 했지만 케이넷이 출자자(LP)들을 설득해 펀드 만기를 연장했다고 한다. 해당 펀드는 부 대표가 퇴직하기까지 수익이 나지 않았기에 오히려 성과보수를 주게 되면 배임이자 부당이득 요구라고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2014년 10월부터 크래프톤이 펍지를 인수 대상 기업 중 하나로 공식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얼마나 논의가 깊이 이뤄졌는지는 부 대표와 케이넷 사이에 다툼 여지가 있다"고 했다. 부 대표 측은 2014년 10월 이전부터 펍지 인수와 관련해 김강석 대표와 논의한 증거를 법원에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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