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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해외투자 급증, 한국투자 급감, 투자매력 잃은 한국

올 2분기 한국 기업이 가지고 나간 해외 직접투자액이 150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3.3% 증가했다. 지난해 기업 해외투자가 478억달러로 1980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였고 1분기에도 141억달러로 또 최대치 급증(45%)을 기록했다는 걸 감안하면 그나마 누그러진게 다행이다.

아니나 다를까, 정부는 “우리나라의 해외직접 투자 규모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에비해 낮은 수준”이라면서 “제조업의 해외투자는 주요 교역국 현지시장 판매확대와 선진기술 도입을 위해 필수불가결하고 저임금 활용을 위한 투자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애써 변명한다.

하지만 국내 상황과 비교해보면 한국경제의 민낯은 그대로 드러난다. 불안감을 넘어 두려움이 엄습할 지경이다.

일단 2년전만해도 16%를 넘나들던 국내 설비투자는 지난 1분기에 전년 17.4%나 감소해 10년 만의 최악을 기록했고 2분기에도 여전히 7.8%나 감소했다. 증가는 커녕 감소폭이 줄어든 걸 위안삼아야 할 판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럴진대 해외투자자들은 더하다. 해외투자자들은 이제 아예 “한국이 투자할 만한 시장인지 의심스럽다”는 생각이다. 한 증권사 사장은 뉴욕 런던에서 투자자들을 만나고 돌아와 “수십 명 투자자를 만났는데 한국에 관심을 가진 이는 열 명에 한 명꼴”이라며 “한국 경제와 증시가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잊혀지는 것 같다”고까지 말한다.

실제로 올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신고기준 98억 7300만 달러로 100억달러도 채우지 못했다. 감소율이 37.3%나 된다. 올 상반기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가 290억 달러를 넘는다. 들어온 돈은 나간돈의 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해외와 국내에서 동시에 잃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이 투자처로 매력을 잃어가는 이유는 뻔하다. 2년간 30% 가까운 최저임금의 과속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급등한데다 법위에 군림하는 강성노조가 정부 정책마저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의원 12명이 지난26일 전경련을 방문해서 “정부가 대기업 노조 편, 민주노총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노동계가 반발하자 “오해가 될 만한 발언이 있었다면 정식으로 사과한다”고 주워담는게 오늘날 현실이다. 글로벌 경제 침체와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오히려 부수적인 요인이다.

지금 한국경제가 잘 될 거라고 말하는 기업인들은 찾기 어렵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이런 상황에서 누가 투자하러 오고 누가 투자를 늘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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