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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형화되지 않은 뮤지션 악뮤의 성장이란?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정형화되지 않은 뮤지션 악뮤(AKMU)가 25일 오후 6시 각종 음악사이트를 통해 세 번째 정규앨범 ‘항해’를 공개하며 2년2개월 만에 컴백했다.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노래가 차분하면서도 참 좋다는 느낌을 준다. 27일 오전 현재 기준 멜론 등 음원차트 8곳을 사흘 연속 올킬하고 있다.

6년차인 악뮤의 이번 음반은 몇가지 면에서 새롭다. 팀 이름을 악동(樂童)뮤지션이 아닌 약자인 ‘악뮤’로 했다. 음악을 즐기는 어린이가 아닌 성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악뮤의 이전 음악은 상큼도발이 특징인데 이번에는 이찬혁이 해병대 복무시절의 감성을 많이 드러냈다. ‘다리 꼬지마’의 전형성을 탈피한 도발과는 많이 달라져 있다. 이찬혁은 “이전까지 악동뮤지션은 (이)수현의 발랄함이 특징이었고, 나는 따라가는, 또는 타협하는 형태였다”면서 “이번만큼은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걸 온전히 표현했다. 수현은 불편할 수도 있지만 따라와줘 고맙다. 이번에는 성장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악뮤는 자라온 성장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 나이에 느낄 수 있는 생각과 감정을 음악으로 담아내 공감을 얻어왔다. 정규 1집 ‘PLAY’에서 순수한 마음이 표현된 즐거운 음악을 선보인데 이어 정규 2집 ‘사춘기’에서는 조금 더 성장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이번 악뮤의 3집 ‘항해’는 ‘떠나다를 키워드로 ‘이별’을 전반적으로 다뤘다.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를 비롯해 ‘뱃노래’ ‘물 만난 물고기’ ‘달’ ‘FREEDOM’ ‘더 사랑해줄걸’ ‘고래’ ‘밤 끝없는 밤’ ‘작별 인사’ ‘시간을 갖자’ 총 10곡으로 채웠다.

이찬혁은 앞선 앨범에 이어 이번 앨범 역시 전곡 작사·작곡하며 뮤지션으로서 역량을 뽐냈다. 이수현은 9번 트랙 ‘작별 인사’의 편곡자로 이름을 올려 음악적 성장을 짐작케 했다.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별의 감성을 쿨하고 담백하게 담았다. 이 노래는 지난 2017년 이찬혁이 군입대 직전 참여했던 ‘썸데이페스티벌’에서 깜짝 공개했던 곡이다.

당시 미완성곡이었으나 헤어진 연인들을 공감케 하는 이별 가사로 화제를 모았다. 이 곡은 가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다 미니멀하게 편곡돼 이번 신보의 타이틀로 낙점됐다. 이찬혁은 “재작년(2017) 9월에 이 노래를 만들어,그때부터 타이틀곡으로 생각했다. 거기서 출발해 군생활 하며, 배를 타며 느끼던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접목돼 앨범을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이수현은 이번 음반에 대해 “오빠에게 하고싶은 걸 다하라고 했다. 그동안 군대에 있으면서 음악작업을 많이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빠의 음악이 2차과정에서 점점 저의 것이 되고, 결국 악뮤 것이 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찬혁은 이번 앨범과 연계성을 띄고 있는 생애 첫 소설 ‘물 만난 물고기’도 써냈다. 소설과 앨범을 통해 연결된 세계관을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앨범과 소설은 지난 26일 나란히 발매-출간됐다.

이찬혁은 “우주적인 관점에서 시대를 타지 않는 멋을 생각한다. 유행도 계속 바뀌고, 혁명도 일어나면서 시대와 생각이 변화하는데, 그걸을 초월해 변화하지 않는 건 뭘까를 생각했고, 그것이 성숙임을 책 속에 담아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악뮤의 소속사인 YG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잇따라 터져 팬들이 악뮤를 소속사에서 나와달라는 말들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찬혁은 “어떤 의미인지는 안다. 하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과의 작업이 행복하니까, 좋은 결과물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회사로부터 간섭 없이) 저희들이 하고싶은 걸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찬혁은 군대에서 음악적 고민 등 속마음을 담은 여동생 수현의 편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찬혁은 “남매라는 게 서로 인정해주기 어려운 관계인데, 손글씨로서 자신의 어려움을 고백하고 날 인정해주었다. 이게 수현을 아티스트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수현은 오빠의 군복무중 ‘비긴어게인’과 슈퍼밴드‘ 등에 출연하며 음악적 경험을 쌓았다. 음정은 더욱 정돈되어 지면서 성숙한 목소리로 변해갔다. 이수현은 “각자 솔로 앨범을 만들어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게 우리 목표다”고 전했다.

이수현은 “나는 이상적인 사람, 꿈을 꾸는 사람이다”면서 “세상과 타협하려는 건 아니다. 나같이 꿈꾸는 사람이 10명중 한 명 정도 있다면 그 후에도 내 이야기를 듣는 한 명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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