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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방사선량이 도쿄보다 높다?”…日, 대사관 홈페이지에 ‘불순한’ 홍보전
-주한일대사관 홈페이지 통해 한국어·일본어로 매일 홍보
-고노 다로 “내가 외무상일 때 지시…한국에 방사능 영향 없어”
-전문가들 “단순 수치 비교로 안전성 따지기 어려워” 지적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국제 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방사능 안전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여론전에 나섰다. 당장 도쿄와 후쿠시마, 서울의 방사선량을 매일 인터넷에 공개하며 “도쿄의 방사선량이 서울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25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주한일본대사관은 이날부터 홈페이지에 한국어와 일본어로 매일 일본 후쿠시마시와 이와키시, 도쿄도의 공간 방사선량과 함께 서울의 방사선량을 함께 게시하는 내용의 페이지를 추가했다. 게시 첫날 일본 정부는 전날 집계된 방사선량을 공개하며 “도쿄도의 방사선량(0.036μSv/h)이 서울(0.119μSv/h)보다 낮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와 이와키시의 방사선량은 각각 0.132μSv/h와 0.06μSv/h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방위상은 방사선량 공개에 대해 “대사관 홈페이지 내 방사선량 홍보는 내가 외무상이었을 때 지시했던 사안”이라며 “앞으로 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공개하겠다. 한국 내 방사능이 일본에서 왔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사관 홈페이지에는 “한국에서 일본의 방사선량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공간 방사선량을 매일 게재하겠다”며 “일본의 세 도시의 공간 방사선량은 서울을 포함한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동등한 수준에 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투명성을 가지고 세심하게 설명해 나갈 것이며 일본의 방사선량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해가 깊어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홍보 활동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방사능 문제 등의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이어지자 가장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우리나라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정부 뿐만 아니라 국회 차원에서도 도쿄 올림픽 내 방사능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었다”며 “그때마다 일본은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답했는데, 이번 행동도 같은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일본 측 설명이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반론도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와 인근 지역의 방사능 오염 정도를 ‘공간 방사선량’을 기준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방사성 물질인 세슘의 특성상 공기 중의 방사선량이 아닌 토양의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안재훈 대안사회국장은 “일본 정부가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 농산물 공급을 늘리고, 후쿠시마 안전을 강조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진 것”이라며 “단순히 특정 지역의 수치 하나만으로 일본이 방사능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주장은 아전인수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원자력학회 소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종순 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역시 “도쿄와 달리 서울은 화강암 지질 기반으로 애초에 자연 방사선량이 높아 일본과 단순 비교가 부적절 하다”며 “공간 방사선량만 놓고 안전성을 논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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