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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의 ‘이상형 남친’을 잃었다”…트뤼도, 인종비하 의혹 영상 ‘3연타’ 이미지추락
재선 노리는 트뤼도 총리, 잇딴 유색 얼굴 분장으로 비난
2001년 ‘아라비안 나이트’ 연극에서 갈색 얼굴 분장
고등학교 재능 쇼에서 검은 얼굴 분장하고 노래 불러
1990년대 초반 곱슬머리 가발에 검은 얼굴 동영상 공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캐나다 매니토바 위니페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자신의 29세 교사 시절 ‘브라운페이스’(갈색얼굴)분장 사진에 대해 사과했다. [AP]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48) 총리가 이틀 연속 사과했다. 젊은 시절 갈색 얼굴 분장을 하고 흑인 분장을 한 것이 이유였다. 이 지역에선 유색인종 분장을 인종차별로 인식하고 금기시한다. 특히 트뤼도 총리는 그 동안 성소수자(LGBT)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등 진보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유색 인종 분장은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엔 이를 두고 “캐나다의 ‘이상형 남자친구’(dreamy boyfriend)의 몰락”이라고 표현한 기고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트뤼도 총리의 첫번째 사과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선거 유세를 위해 이동 중이던 비행기 안에서 이뤄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2001년 웨스트 포인트 그레이 아카데미에서 교사 시절 ‘알라딘’으로 유색인종 분장을 한 사진으로 아카데미 졸업앨범에 실린 것이다. [AP]

같은 날 미국의 시사지 ‘타임’은 지난 2001년 트뤼도 총리가 교사로 일하던 학교에서 열린 연말 갈라에서 ‘아라비안 나이트’ 연극을 위해 갈색 얼굴 분장을 하고 터번을 쓴 모습을 공개했다.

이를 연극을 위한 분장으로 볼 수 있지만, 갈색이나 흑색 얼굴 분장은 과거 연극무대에서 백인 배우들이 흑인 노예를 연기하기 위해 했던 분장으로 이 지역에선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여긴다.

트뤼도 총리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 했다. 내가 더 잘 알아야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알라딘 분장에 대한 사과와 함께 과거 고등하교 시절 장기자랑에서도 검은 얼굴 분장을 하고 자메이카 전통 음악을 부른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알라딘’ 분장 건에 이어 추가로 폭로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과거 고교시절 장기자랑 ‘흑인얼굴 분장’ 사진. 브레레뵈프 칼리지 졸업앨범에 실린 것을 CNN 자회사 CTV뉴스가 입수해 보도했다.

하지만 트뤼도 총리의 유색 인종 분장 모습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캐나다 매체인 글로벌 뉴스는 지난 1990년대 초반 얼굴을 검은색으로 칠하고 곱슬머리 가발까지 쓴 동영상을 19일 공개했다. 여기서 20대 청년의 트뤼도 총리는 두 손을 들고 웃는 듯한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과거 ‘인종비하 의혹’ 3번째 폭로물. 그의 20대 초반 시절인 1993~1994년 무렵 찍힌 것으로 얼굴을 검은색으로 칠하고 곱슬머리 가발을 썼다. 캐나다 매체 글로벌뉴스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동영상 캡처 장면이다.

트뤼도 총리는 연이어 자신의 유색인종 분장 모습이 공개되자 “과거 얼마나 자주 인종차별적인 분장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다시금 사과하고 나섰다.

그는 “정체성 때문에 차별과 편협에 직면하지 않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깊이 깊이 후회한다”고 덧붙였다.

트뤼도 총리의 유색 인종 분장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캐나다 총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뤼도 총리의 재선 가능성에도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뤼도 총리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보수당의 앤드류 셰어 대표는 “갈색 얼굴 치장은 인종차별과 공개적인 조롱이다”며, “2001년의 인종차별은 2019년에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캐나다인들이 본 것은 판단력과 통합이 매우 부족한 사람이며, 이 나라를 이끌기에 적절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트뤼도 총리는 과거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한 사과와 별개로 총선 캠페인을 계속해서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그는 “캐나다 국민은 10월 21일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된다”며, “나는 캐나다 국민들이 옳은 선택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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