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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임도 제자리 걸음인데…최악의 유가에 해운업계 시름
-18일 WTI 배럴당 59.34달러 거래…최악의 상승폭 기록한 전날比 진정세
-해운업계, “안심은 일러”…영업비용 중 유류비 비중 20%
-운임에 유가 상승분 반영 어려운 점 문제…운임마저 답보상태 ‘이중고’
부산항에 정박 중인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 두 곳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해운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운임마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컨테이너 선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국제 유가는 피해를 입은 원유 시설의 생산이 이달 말까지 완전 정상화될 것이란 사우디 당국의 발표에 전날보다 하락 반전하며 진정세를 보였다.

이날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59.34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전날보다 배럴당 5.7%(3.56달러) 하락했다. 불과 하루 전날인 17일 WTI는 장중 15.5%까지 오르며 2008년 12월 이후 11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류비 지출이 수익과 직결되는 해운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긴장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유류비가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안심하긴 이르단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해운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다. 국제 유가가 10% 오르면 해운 산업의 제조원가도 1.1%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국내 컨테이너선사인 현대상선은 지난해 영업이익 부진의 원인으로 유류비 부담을 꼽았다. 지난해 매출 5조2200억원 가운데 유류 구매에 들어간 비용이 7386억원이었고, 이로 인한 영업손실은 576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유류비가 높은 수준에 머물며 벌써 유류 구매에만 3701억원이 투입됐다. 비용 절감 노력에도 수익 회복 속도가 더딘 이유다.

기름값이 오른다고 항공사들처럼 운임에 이를 반영키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 운임에 상승분을 반영해야 하지만 선박 공급 과잉으로 실제로 운임에 유류비 상승분이 반영된 경우는 드물다”며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올해 4분기부터는 ‘유가 인상의 일정분을 부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실행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 운임마저 답보 상태다. 벌크선의 경우 올해 초 자연재해로 공급차질을 빚었던 철광석이 생산량을 회복함에 따라 물동량이 증가하며 운임지수가 올랐다. 반면 컨테이너선사들은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운임지수가 오를 기미가 없어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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