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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성수 “은행 잘못 지적해달라”에 ‘소부장’ 대표들 “금융에 상처 많이 받아”
금융위원장 첫 기업현장방문
소부장 펀드 조성 계획도 발표
기업인 “금융 이미지 안 좋아” 토로

[헤럴드경제(안성)=박자연 기자]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7일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련한 정책금융 프로그램 시행에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고 했다. ‘소부장’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아이원스를 찾아 소부장 산업에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9일 취임한 은 위원장의 첫 기업 현장 방문이다. 금융위 측은 은성수 위원장이 재임 중 소부장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엔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성장금융 관계자와 소부장 관련 4개 기업의 대표·임원 등이 참석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은 위원장은 최근 사우디 유전 파괴로 인한 원유가격 상승 등 대외 여건이 불안정한 상황임을 언급,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우리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부품·장비 등의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책금융과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지원 노력을 통해 기업의 경영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와 산업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안정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자립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금융위는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을 받는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지 않고 충분한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달 2일 발표한 수출규제 피해기업 금융지원방안에 따라 지난 6일까지 300건, 5390억을 일본 수출규제 연관기업에 지원했고, 이날 승인분까지 포함하면 1조원을 넘었다고 전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그 때 그때 위기 아닌 게 없었다”면서 “삼성전자·LG전자가 (일본의) 소니를 넘어섰고, 안 되는 산업이라고 했던 반도체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저력이 있고, 이번 기회가 독립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말로만 해서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여기 계신 기업분들은 기술개발을 하시고 정부로서는 자금지원 계획 착실히 해서 기업하시는 분들이 자금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9월 1일 출범한 ‘해외 M&A·투자 공동지원 협의체’가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해 우리 기업들이 해외 부문 M&A·투자 등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부문 등 우수한 기술을 체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참석 기업체 대표들에게 “(금융지원)집행과정에서 정부가 잘 모르는 게 있다면 솔직하고 과감하게 얘기해주면 고치겠다”고 말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이런 내용의 모두발언을 마치고 본격적인 간담회가 시작돼서도 “우리 은행이 잘못한 것을 지적해달라”, “간접화법으로 해도 좋으니까 솔직하게 얘기해 달라”고 했다.

은 위원장은 자신이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음을 거론, “나도 행장을 해봤는데, 행장은 파워가 별로 없다”며 “미래를 보고, 기술을 담보로 하거나 성장성을 담보로 해서 지원이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는 기업인들은 은행에 대한 불만사항은 털어놓지 않았다. 다만,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산업에서 보면 금융의 이미지가 별로 안 좋다”며 “‘기술이 있는데 재무제표만 본다’고 저희끼리 모이면 안 좋은 이야기 많이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소재·장비 기업들이 일본 수출규제로 자금수요가 발생한다”면서 “(지원을) 많이 해주신다고 하는데 실무자 차원에서 보면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리스크를 꺼리는 은행들은 좋은 회사에만 투자하려고 한다는 얘기다.

안 상무는 “산업은 금융을 갑으로 인식하고, 기업은 금융에 많이 상처를 받는다”면서 “서로 상처주지 않고 기업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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