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Vegan)을 우리말로 설명하다 보면,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종종 ‘완전 채식’이라고 한다. 그러나 비건은 ‘채식’과 다르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비건은 채식에 대한 동기, 가치관이 포함된 개념이다. 유럽에서 시작된 비거니즘(Veganism)은 종교적이거나, 생명체 존중을 위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현대에 와서는 비거니즘의 동기를 3가지 정도로 보고 있다. 첫번째는 윤리적 이유로 인한 비거니즘으로, 동물 복지 및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의 증가로 인해 자연스럽게 증가한 생명 존중이 그 기반을 이루고 있다. 두번째는 환경보호를 위해 비거니즘을 실시하는 유형으로 육류 생산에 더 많이 필요한 토지이용 면적이나 물 사용량에 반대하여 비건을 행한다. 마지막으로 여러가지 건강상 이점을 이유로 비거니즘을 실천한다. 예를 들면 설탕은 기본적으로 동물에서 유래한 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채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동물뼈로 정제한 설탕의 경우는 동물을 이용해 가공했기 때문에 비건 식품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코코넛의 경우도 식물이지만, 코코넛 재배를 위하여 동남아 등에서 대규모의 벌목을 실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환경을 위해 비건을 행하는 이들은 섭취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법과 제도에 포함되고 그에 따라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법적 정의를 만들어야 하고, 어느정도 사회적으로 합의되는 수준의 대중의 인식과 지지가 있어야 한다. 2011년 유럽 의회 의원은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 비건과 베지테리언에게 적합한 식품을 규정하는 시행법을 발의하였으나, 아직까지 법제도적 구체적 정의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지속가능한 발전이 대두되며 비거니즘이 그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생태계가 미래에도 유지할 수 있는 제반 환경, 즉 ‘미래 유지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의의 어려움, 인식 부족을 비롯한 각종 난점으로 인해 지금까지는 그 지원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정부 및 기관 등에서도 비건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 얼마되지 않았고, 아직 다른 국가에 비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 인증원에서는 더 많은 단체 및 기관에서 비건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인식 개선에 대한 교육 및 제도 개선, 지원책 등을 제시해 비건을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어디서든 그 선택을 할 수 있고 가치관을 지킬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할 것이다. 최근에는 정부부처에서도 직접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등 비거니즘이 점점 확산돼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사회적 각 분야별 지원책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적극적인 지원을 예로 들면 지난해 12월, 미국 로스엔젤레스(LA)의 시의원 폴 코레츠는 극장, 공항 등 공공장소에서 비건을 위한 메뉴를 적어도 1개 이상 의무적으로 제공하자는 조례안을 발의한 바 있다.
우리 인증원에서는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비건협회(IVU)의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의 트렌드 및 규제, 지원 상황을 공유했다. 또 비건의 표시에 대한 토론 패널로도 참석해 33개국의 정상들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고민을 나눴다. 생산자와 소비자, 민·관·학 모두 지속가능한 비거니즘의 발전에 동의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