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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선 ‘AI로봇’이 550조 돈 굴리는데…국내선 1조 ‘걸음마’
선진국선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일상화
‘정교한 알고리즘’ 기반이 핵심 경쟁력
규제완화로 국내시장도 빠르게 증가 예상
운용 자산규모 2025년 30조 돌파 전망
‘위험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 7.9%
고수익 기대보단 ‘리스크 관리’로 접근해야

“내가 주식을 사면 꼭 떨어지더라. 그리고 팔고 나면 꼭 다시 오르지.”

주식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라면 한번쯤 토로해봤음 직한 넋두리다. 인지 능력에 한계가 있는 인간은 투자 기회를 놓치거나 악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때로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기도 하니 이른바 공포에 매도하는 ‘패닉셀(panic sell)과 초조함에 매수하는 ’패닉바이(panic buy)‘를 반복하곤 한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Big Data)의 힘을 빌려 투자 분야에서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인지적·심리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발명된 투자 포트폴리오 자문 및 운용 서비스다.

▶선진국은 로봇투자의 시대=자본시장이 성숙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가 이미 일상화돼 있다. 마이프라이빗뱅킹(MyPrivateBanking) 등에 따르면 2014년 말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20조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550조원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이 규모는 오는 2023년이면 250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산관리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정교한 알고리즘에 기반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자산운용사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자산운용사인 뱅가드(Vanguard)와 찰스스왑(Charles Schwab)이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각각 110조원과 30조원에 달한다. 전통적인 펀드 운용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이들 운용사는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운용으로 시작한 베터먼트(betterment)와 웰스 프론트(Wealthfront) 등을 능가하고 있다.

▶국내는 걸음마를 뗀 수준=금융당국이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맞춤형 일임 서비스를 허용한 게 2016년이다. KEB하나은행의 하이로보센터가 지난해 발간한 ’2018 대한민국 로보어드바이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자산 규모는 1조원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4차산업 혁명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자산운용사로 등록하지 않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경우 펀드나 일임 재산을 위탁받아 직접 운용하는 것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지난 7월부터 이같은 규제가 완화되면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직접 알고리즘을 통한 자산운용에 나설수 있게 됐다. 이같은 규제 완화에 힘입어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자산은 2023년 25조원, 20205년에는 3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은행·증권사가 틀어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간접 판매를 통해 이뤄지다 보니 자산운용사보다는 고객과의 직접적인 접점을 확보하고 있는 은행과 증권사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점유해온 경향이 있다. 은행은 주로 펀드, 연금, ISA 등 투자자문을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를 공급하는 반면, 증권사는 상장 종목 추천 및 매매타이밍 자문과 랩어카운트를 통한 자산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는 지난 3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비대면 투자일임 계약이 가능해지고 나서야 자산 배분 로보어드바이저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고수익보단 ’중위험 중수익‘이 매력=로봇에게 투자자문과 자산배분을 맡긴다면 누구나 시장 상황을 크게 능가하는 ’고수익‘을 원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제로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가장 뛰어난 능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의 성능과 안정성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를 운영하고 있는 코스콤에 따르면 상반기 위험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은 7.9%로 벤치마크인 코스피200지수 수익률 5.92%를 크게 웃돌았다.

최근 1년 간 코스피 지수가 8.4% 하락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부분 알고리즘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위험중립형 알고리즘은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된 5월에 시장대비 5.28%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다.

원호연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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