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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 사용료 논쟁 격화…통신사, 콘텐츠제공사에 정면 반박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통신망 사용료와 상호접속료를 둘러싼 콘텐츠제공사(CP) 진영과 통신사 진영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2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페이스북의 행정소송 1심이 페이스북의 승리로 끝난데 대한 후폭풍이다.

CP 진영은 이번 사태의 핵심이 국내외 기업의 역차별 해소가 아닌 과도한 망사용료와 이를 부추기는 상호접속고시에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통신사 진영은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공룡들의 망사용료 회피가 이용자 부담 전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28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구글, 네이버 등과 함께 내놓은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앞서 페이스북은 통신사와의 망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접속경로를 임의로 바꿔 이용자의 접속을 지연시키는 등 이용자 이익을 저해했다는 이유로 방통위로부터 3억9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이에 대해 이용자에게 불편을 끼쳤지만 이익 침해 행위로 볼 만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과징금 부과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우선, KTOA는 행정법원의 판결이 망 이용대가 지급 여부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법적 제재 근거 미흡이 방통위의 패소 원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KTOA는 “(행정법원) 판결문에서도 인정하듯이 페이스북이 통신사와의 인터넷망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비용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접속 경로를 변경하고 그로 인해 이용자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방통위가 적용한 제재 근거가 미흡하다는 것”이라며 “행정법원은 추가적 입법을 통해 명확한 제재 수단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페이스북 사건의 핵심은 ‘망 비용의 증가’가 아닌 일부 극소수 대형 글로벌 CP의 ‘망 비용 회피’라는 점도 강조했다. 일부 글로벌 CP는 과거뿐만 아니라 지금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으므로, 지속적인 망 사용료 증가와 상호접속고시가 이를 부추긴다는 인기협 등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KTOA는 “대형 글로벌CP의 경우 전체 트래픽의 30~40%를 점유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고 있는 반면 망 대가는 거의 부담하지 않고 있다”며 “CP가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겠다는 것은 이용자만 요금을 부담하라는 것으로, CP의 부담을 모두 이용자에게 전가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KTOA는 또, 국내외 CP가 부담하고 있는 망 비용 규모를 공개해 소모적인 논쟁을 종결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안했다. 주기적으로 망 비용 및 관련 데이터를 비식별 데이터 형태로 공개하는 프랑스 사례를 따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KTOA는 인기협 등이 정부가 세계서 유례없는 상호정산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통신사가 망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는 우월적 지위를 고착시켰다고 한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KTOA는 “상호정산은 통신사간 서로 망을 이용하고 지불하는 대가로 상호접속은 서로 이용한 것에 따라 정산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과거 무정산은 인터넷 트래픽 측정이 어렵고 트래픽량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최근 트래픽량 증가와 기술의 발전으로 트래픽 측정 등이 가능해지면서 서로 이용한 만큼 지불하는 상호정산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정부는 원가 등을 고려해 인터넷망 이용대가를 지속 인하해왔으며, 통신사는 상호정산을 이유로 대부분의 CP에 대한 망 이용대가를 인상하지 않았다”며 “CP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텍스트 위주에서 고화질 동영상으로 변경되며 매출도 늘고 콘텐츠 수급 비용도 늘고 망 이용비용도 늘어났으나, CP가 부담하는 망 이용비용의 회선당 단가는 지속적으로 감소돼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통신사 레벨3와 컴캐스트, 넷플릭스와 버라이즌의 예를 들며 해외서도 통신사간 상호정산을 하고 있으며 기존 무정산 관계도 정산방식으로 전환되는 추세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울러 KTOA는 “상호정산 시행으로 페이스북이 망 대가를 내게 되면서 역차별이 일부 완화된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스타트업/CP가 상호정산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CP시장에서 자신들의 최대 경쟁사업자이자 시장 포식자를 도와주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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