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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테크CEO 생각을 읽다⑦ - 김현철 페이플 대표] SMS 출금동의방식 계좌간편결제 ‘혁신’
앱도 없고 회원가입도 필요없어
‘Z세대’ 현금 선호 추세에 자신감
올 제휴 가맹점 1000개 목표
“B2B 금융플랫폼으로 모드 확장”

“규제 샌드박스에 지원하면서도 솔직히 전혀 기대감이 없었어요. 대표 포함해 직원 단 2명에 생긴지 1년밖에 안 된 적자 기업이 금융서비스를 한다고 하고 있으니…. 서류를 받아본 공무원들이 어떻게 볼지 뻔할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제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습니다. ‘서비스를 먼저 보고 회사는 나중에 지켜보자’는 기조로 봐주더라고요.”

김현철(38·사진) 페이플 대표가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된 순간을 떠올리며 웃었다. ‘문자메시지(SMS) 출금동의 방식의 계좌이체 간편결제 서비스’로 제1차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된 이 핀테크 창업자를 최근 경기 성남시 핀테크지원센터 내 사무실에서 만났다.

페이플의 기존 자동응답서비스(ARS) 출금동의 방식 간편계좌이체에서 구매자 이탈 비율은 40%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출시한 SMS 인증 일원화 서비스로 1분 가량의 시간을 단축한 결과 이탈률은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작은 성공적이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금융당국이 부가조건으로 내건 ‘월 200명’ 이용제한이다. 페이플의 제휴 고객사(전자상거래업체)는 아직 40여개에 불과한데도 200명 이용자 한도는 단 사흘 만에 끝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김 대표는 금융당국에 고마움 뿐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 등 소비자 보호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한다”며 “핀테크 창업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다 말렸다. 진입장벽도 너무 높고 규제도 많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혁신금융서비스 과정에서 내가 갖고 있던 선입견이 다 깨졌다. 금융위나 금감원이나 정말 주말까지 열심히 일해주더라. 이런 기조가 앞으로도 계속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KS넷·효성FMS·NHN한국사이버결제 등 결제업체에서 법인영업을 하던 ‘영업맨’ 출신이다. 회사를 옮기는 사이 사이엔 틈틈이 창업도 했다. 2014년엔 모바일 쿠폰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2015년엔 집들이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가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접었다.

김 대표는 “다시 결제회사에 입사해 다니던 중 계좌이체 간편결제라는 아이템을 찾았고 업무상 알고 지내던 베테랑 개발자를 섭외해 지난해 3월 페이플을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은 카드간편결제가 대세다. 계좌간편결제는 저렴한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사용률이 크게 낮다. 하지만 소규모 전자상거래업체들은 분명 계좌간편결제를 선호한다고 김 대표는 판단한 것이다.

‘Z세대’들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소비 행태도 김 대표에게 확신을 줬다. 그는 “우리 세대만 해도 빚내는 것에 별 거부감이 없고 누구나 신용카드를 쓰지만, Z세대들은 카드보다는 다시 현금 사용으로 돌아가는 추세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꿈은 ‘B2B(기업 간) 금융플랫폼’이다. 그는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은 본인들 브랜드를 갖고 회원화 시켜 가맹점에 집어넣는다. 결국 소비자(B2C) 금융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라며 “우리는 방향성이 다르다. 앱도 없고 회원가입도 필요없다. 고객사인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B2B 금융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최종 소비자의 편익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김 대표는 “고객은 가맹점이지만 결국 결제를 이용하는 건 소비자”라며 “그들이 더 편하고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어야 가맹점도 우리를 선택한다. 우리 결제에 불편함이 없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고 말했다.

직원 2명의 스타트업은 하루 하루가 전쟁이다. 김 대표는 아직 자신에게 월급도 한 푼 못주고 있다. 투자자관계(IR) 활동은 물론 홍보 마케팅 영업을 혼자 한다. “페이플이 망해도 다시 창업을 하면 했지, 회사원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어요. 올해 제휴 가맹점 목표 1000개를 꼭 달성해보일 겁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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