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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년생이 몰려온다①] 간단하거나 재밌거나 정직하거나...소비지형 바꾸는 90년생

  • 단순함·병맛·정직으로 무장한 90년대생
    새로운 재미에 열광하며 소비 주축 떠올라
    상품만 파는 플랫폼은 NO...'콘텐츠' 따져
    가치 소비에 '호갱' 거부, 소통은 SNS로
  • 기사입력 2019-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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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0대의 주축인 90년대생들이 소비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SNS와 가치소비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소비에서는 단순함과 재미를 추구한다. 유통업계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90년대생이 열광할만한 제품, 콘텐츠로 성패가 갈리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유정·박로명 기자] 90년대생이 몰려오고 있다. 만 나이로 따지면 스물부터 스물아홉까지, 20대의 주축을 이루는 이들은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고 싶은)을 외친다. 고루하고 답답한 현실에 희망을 저당잡힌 이들은 괴식(怪食·기이한 음식)에서 희열을 느낀다. 괄도네넴띤(팔도비빔면), 읶메뜨(위메프) 같은 ‘야민정음’(멀리서 볼때 착시효과를 일으키는 것을 이용한 한글 글자 바꾸기)에 열광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20대가 현 사회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이 많고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운 세대다 보니 새로운 자극을 더 필요로 하는 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꼰대’ 노릇을 하는 기성세대나 사회질서, 소비자를 ‘호갱’ 취급하는 기업은 철저히 외면한다. 이들은 초연결의 힘을 무기로 정의·공정·신뢰에 반하는 것에 돌맹이를 던져 무기력화시키는 힘도 가졌다. 개성이 강하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했던 ‘X세대’(지금은 40대에 접어든)와는 달리 강한 개인주의적인 개성과 당돌함(?)으로 사회에, 그리고 기존 소비지형에 질문을 던진다.

▶정직·공정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90년대생이 온다’의 임홍택 작가는 이들 세대의 특징으로 “기업에 정직함과 공정함을 요구하며, 조직 구성원으로든 소비자로든 호구가 되기를 거부한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정직함과 공정함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신념에 따른 ‘가치소비’ 성향이 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2030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로 급부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르코 비자리 구찌 회장은 2017년 동물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퍼 프리’(Fur Free) 선언을 하며 “사회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은 구찌의 핵심 가치이며 동물 모피를 사용하는 건 더 이상 현대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환경보호·동물복지·페미니즘 등 자신의 사회적·정치적 신념에 부합하는 상품을 고수하는 이들의 특징을 간파한 것이다.

이들은 특히 윤리적 가치에 반하는 기업에는 단호하게 ‘No’를 외치고 외면한다. SNS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해시태그 등을 통해 수시로 정보를 공유한다.

일본의 경제 도발로 촉발된 일제 불매운동도 90년대생들이 이끌고 있다. 한국갤럽이 7월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본 보이콧 운동에 참여하겠다는 20대의 응답률은 66%였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발표하기 직전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20대의 참여의사가 76.1%로 높아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대의 반응에 따라 기업의 장·단기 매출이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B식품업체 관계자는 “이들은(90년생) 사실상 인플루언서라고 할 수 있다”며 “이들이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 이게 주변 세대로까지 전파되고 확장되는 형국이어서 이들의 목소리에 신경을 쓸 수 뿐이 없다”고 말했다.

▶상품만 파는 플랫폼은 외면…콘텐츠를 소비하는 세대=90년대생들은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디지털 기기를 접한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동영상, 사진 등 끊임없이 범람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며 즉각적인 흥미를 충족시키는데 익숙하다. 상품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이라고 다를 건 없다. 이들은 제품만 나열하는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각종 콘텐츠를 집약한 콘텐츠 플랫폼을 선호한다.

국내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가 대표적이다. 올해 3월 기준 무신사의 회원 수는 470만명이며 이 가운데 65%가 90년대생이다. 이들이 무신사에 접속하는 것은 단순히 패션 브랜드를 구경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무신사가 자체 제작한 웹 매거진, 단독으로 공개하는 온라인 브랜드 화보, 패션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이용하기 위해 수시로 들락거린다. 무신사를 콘텐츠 플랫폼으로도 정의할 수 있는 이유다.

이해니 무신사 마케팅팀 과장은 “무신사는 상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쇼핑몰과 달리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미디어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호기심을 끄는 콘텐츠를 통해 90년대생 회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체험 요소를 강화하는 흐름에 따라 옥션·11번가·쿠팡 등 기존 온라인몰들도 자체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소통은 ‘병맛’으로 통한다=90년대생과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사이트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국내 유튜브 전체 사용시간은 257억분으로 카카오톡, 네이버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디지털 광고 미디어렙 메조미디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모바일에서 하루 4~5회 광고를 보는 소비자 중 32.3%가 20대였다.

유튜브에서 통하는 광고는 ‘B급 감성’을 담고 있다. 90년대생은 콘텐츠 가치가 높은 광고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며 직접 찾아보기도 한다. 지난해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이 출연한 정관장 온라인몰 ‘정몰’ 광고는 공개 5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만 건을 돌파했다. ‘정말 건강에 미친 사람들의 몰’을 콘셉트로 택배기사인 김동현이 배달하러 가는 곳마다 황당한 상황을 마주하는 내용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90년대생은 모바일에 익숙한 영상 세대로 콘텐츠도 글이 아닌 이미지와 영상으로 접한다”며 “B급 코드는 세련되고 정형화된 정보에서 벗어나 말초적인 재미를 줌으로써 단순하고 즉각적인 재미를 원하는 90년대생의 취향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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