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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깔딱고개…수능 수험생이 고비 넘기려면…
‘체력이 열쇠’ 야채·과일에 고단백 위주 식사를…아침은 집중력에 도움되는 잡곡밥으로…

# 주부 김모(53)씨는 올 해부터 기상시간이 오전 5시로 빨라졌다. 고3 딸 아이의 아침밥을 챙겨주기 위해서다. 김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아침시간에 바쁘다는 핑계로 시리얼이나 빵, 과일을 먹이고 등교시키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아침에 잡곡밥을 먹으면 집중력과 기억력에 도움이 된다는 정보를 접하고는 아이를 위해 1년만 고생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처음에는 바쁘다며 그냥 나가려던 아이도 지금은 아침밥을 먹으니 속이 든든해서 아침시간에 집중이 잘 된다고 한다. 아침밥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이의 성적이 연초보다 오르자 김씨는 뿌듯한 마음이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11월 14일)이 채 100일도 남지 않았다. 수능시험일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수험생의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극도로 높아지는 시기다. 시험 당일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아침밥을 챙겨먹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입시 스트레스로 불안·집중력 부족 겪기 쉬워=수능을 앞둔 수험생의 마음은 ‘두근거림과 떨림’으로 대변할 수 있다. 1년에 한번 치러지는 시험인 만큼 누구나 떨리기 마련이지만 유독 과도하게 긴장을 한 나머지 불안감과 공포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장기간의 수험 준비를 하다 보면 기력이 부족해 후반부에 집중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김윤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수험생이 겪을 수 있는 증상은 크게 불안형과 체력부족형, 집중력 부족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며 “수험생이 시험 당일 최상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파악한 후 원인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불안형’은 과도한 걱정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하는 경우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코티솔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뇌의 활성도를 감소시킨다. 집중력 저하, 성적 부진에 대한 스트레스는 두통, 소화불량, 기력저하, 생리불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체력부족형’은 말그대로 조금만 공부해도 피곤함을 느끼며 오후가 되면 시험시간을 버티기 어려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신적인 피로감이 지속되는 수험 기간에는 신체 회복력도 현저히 저하된다.

‘집중력 부족형’은 시간대비 공부 효율이 높지 않은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지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고 시험 실수가 많은 경우, 학습 내용의 암기가 잘 안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김 교수는 “대부분 시험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위와 같은 증상이 발현되지만 예외적으로 ADHD, 학습장애,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있을 때도 집중력 저하, 교우관계 문제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잘 먹는게 기본…견과류나 콩류 좋아=수험생의 체력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뭐든지 잘 먹어야 한다. 이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라기보다 이 시기의 청소년의 신체 발달에 고른 영양 섭취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어 비타민이 부족하지 않게 해야 한다. 탄수화물이 많은 밀가루 음식보다는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집중력이나 체력에는 유리하다.

박훈기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하지만 어느 한 가지 식품만을 약처럼 치우쳐 먹게 하는 것은 수험생의 건강을 상하게 할 가능성이 많아 좋지 않다”며 “입맛이 떨어져 기운을 차릴 수 없을 때는 분위기를 바꾸어 외식을 한 번쯤 시켜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험 날짜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스트레스로 인해 식욕을 잃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건강과 뇌의 왕성한 활동을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고른 영양 섭취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적당한 양의 당질이 포함된 식사를 해야 하고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으로 영양섭취를 돕는 것이 필요하다. 피로회복이나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서는 비타민이 많이 포함된 채소와 과일을 주기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빈혈을 예방하고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철분 섭취에도 신경써야 한다.

남가은 고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레시틴이 함유된 계란, 콩 등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호두나 땅콩과 같은 견과류, 집중력을 높여주는 단백질이 함유된 두부, 우유, 김, 다시마 등도 권장된다”며 “쫓기는 시간 때문에 인스턴트식품 위주의 식사를 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는 경우가 있는데 위장에 부담을 주어 소화를 어렵게 할 수 있고 영양 불균형으로 뇌기능을 저해할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침 잡곡밥은 집중력 향상에 도움=특히 아침밥은 꼭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이는 건강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두뇌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2002년 수험생의 아침식사와 수능 성적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침식사를 한 수험생이 아침을 거른 수험생보다 수능 성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킹스칼리지 영양과학팀의 연구에서도 아침식사로 잡곡밥을 먹은 학생이 음료나 흰 빵을 먹은 학생보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더 좋았다는 결과가 있다.

강경화 한양대병원 영양사는 “잡곡밥은 당지수가 음료나 과일보다 낮아 뇌의 연료 역할을 하는 당분이 서서히 높아지면서 오래 유지되어 집중력에 도움을 준다”며 “더구나 잡곡밥을 먹을 때는 씹는 횟수가 많아져 뇌 신경전달 물질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기억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육류보다는 생선류가 두뇌 회전에 도움을 준다. 특히 등푸른 생선(고등어, 삼치, 연어, 꽁치 등)은 오메가-3지방산으로 DHA가 풍부해 기억력, 학습력에 도움을 주며 계란, 두부의 질 좋은 단백질도 소화와 흡수가 잘 되는 식품이다. 육류요리는 구이, 튀김보다는 되도록 수육, 보쌈요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제철 과일과 채소는 포만감을 유발할 정도로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수험생의 지친 몸과 피로감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을 주는데 특히 붉은색, 초록색, 흰색, 노랑색 별로 번갈아 가며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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