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 車업계 시한부 파업 유보…‘夏鬪 시계’ 째깍째깍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자동차 업계의 ‘하투(夏鬪) 시계’는 진행형이다. ‘파업 대신 교섭’이라는 현대·기아차 노동조합의 결정은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 가능성을 높였지만, 긴장감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잔뜩 위축된 경기와 암울한 전망으로 앞날은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19일 각종 현안 협의를 종료하고 철야농성에 돌입한다. 이날 비생산 부문을 포함한 모든 특근 거부에 이어 20일 열리는 2차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향후 투쟁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분수령은 오는 21일이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날짜다. 현대·기아차는 앞서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실행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면 바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작년과 같이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부분적일 것이란 업계의 예상에도 공장 가동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비난 여론에 따른 판매량 감소도 예상된다.

협상의 급진전은 없으나 현대·기아차가 의미있는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차 노사는 17차 교섭에서 유급휴가와 관리자 선임, 장학제도 등 단체협약 5개 조항 개정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상여금 750% 중 600%를 매월 나눠 지급하면서 발생하는 통상임금 인상분을 기아차 수준에 맞추는 것에 대한 의견접근도 이뤘다.

기아차 노조도 쟁대위 2차 회의를 26일까지 미루고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일 시작한 11차 본교섭 이후 노조가 요구한 임금체계개선안에 대한 사측의 고심이 이어지고 있다.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교섭 중인 현대·기아차의 행보는 숨 고르기 중인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일 관계악화에 따른 비판 여론과 회사의 실적 개선 추세 등을 고려해 파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크다.

위기 의식은 안팎에서 발현되고 있다.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자동차 생산능력의 추락이 대표적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상반기 생산능력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 2.5% 줄었다.

국내 자동차 생산능력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455만5000여 대였던 생산실적은 지난해 400만대선을 위협했다. 글로벌 생산 대수 순위는 2016년 인도에 밀리고 지난해 멕시코에마저 추월당하며 7위로 떨어졌다.

매년 반복되는 악순환은 인력 구성의 효율화를 앞당기고 있다. 인건비 절감이 경쟁력이라는 점은 노사 모두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이 암시하는 바도 크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실익보다 명분을 앞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업계는 계절성을 배제하면 현대·기아차의 펀더멘털이 견조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신차들이 많다는 점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기간은 4분기에 국한된다. 이마저도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이 전제다. 팰리세이드와 셀토스 등 효자(孝子)로 거듭난 모델의 증산 약속을 지키고 신차 주문량에 따른 생산라인도 빠르게 갖춰야 한다. 손익 변동성을 키우는 불확실성을 3분기에 끝내야 한다는 의미다.

“임단협 기간엔 차를 사면 안 된다.” 차를 사려는 이들 사이에서 아직도 오가는 이야기다. 입소문은 꼬리가 길다. 업체별 노조의 전향적인 움직임이 감지되는 만큼 빠른 타결만이 이런 선입견을 바꿀 수 있다. 현대·기아차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and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