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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유 퀴즈 온 더 블럭’ 유재석의 힘은 어디서 나오나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유재석은 호감도가 매우 높은 연예인이다. 예인(藝人), 그중에서도 예능인으로서의 끼와 재주가 있지만, 얼핏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의 위치까지 차곡차곡 쌓아올렸다는 점이 좋은 이미지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유재석은 어느 연예인보다도 모범적인 삶을 살고 있다. 혹자는 유재석에 대해 급변하는 예능 트렌드에서 살짝 올드함을 얘기하는 듯하다. 하지만 28년간 현역 예능인으로서 주류에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모습이다.

그는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활동하는데 중요한 요소인 자기 절제력과 인성에서 워낙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국민들이 그를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정도다. 이 부분에서는 다른 방송인들의 타의추종을 불허하게 한다.

유재석은 모범적 삶을 살아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통력도 매우 좋은 연예인이다. 그의 소통력은 최근에는 ‘놀면 뭐하니’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잘 발휘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러 밖으로 나가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무한도전’의 ‘길거리 토크쇼 잠깐만’ 코너에서 가능성이 실험된 바 있는 프로그램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록’ 시즌1은 유재석과 조세호가 거리에서 만난 사람과 토크하는 건 좋았지만, 퀴즈를 하는 순간 재미가 없어졌다. 시즌2에서는 주관식 한 문제로 퀴즈 비중을 대폭 줄이고, 길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이언주 작가는 월간 방송작가 8월호 기고에서 “유재석이 ‘무한도전’의 백 명 가까운 스태프 이름을 빠짐 없이 외우고 있는 건 이미 유명한 일화. 그 뿐 아니었다. 머리 잘랐구나? 연애는 잘 되고있니? 어머니 환갑 잘 치렀니? 등 스태프 대소사까지 챙겼다”면서 “심지어 (유재석이) ‘내 꿈은 카페 사장이야. 손님들이랑 수다 떨면서 노년 보내고 싶어’라고까지 말했다”고 전했다.

유재석의 배려심은 상대에 대한 칭찬 남발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관심과 세세한 관찰력에서 나온다. 이 작가는 이 글에서 “(유재석은) 시민들과의 만남 역시 허투로 넘기는 법이 없었다. 저 어르신들이 이 시간에 배낭을 메고 단체로 어딜 가시는 건지? 에어로빅을 몇 년이나 하면 저런 근육이 생기는 건지? 저 잉꼬부부의 러브스토리는? 사람에 대해 물음표를 달고 살았다”고 썼다.

‘큰 자기’ 유재석의 사람에 대한 관찰력과 ‘아기 자기’ 조세호의 친밀한 접근법에 힘입어 사람들은 솔직하게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는다.

이렇게 해서, 이 작가가 전하는 “‘아들아! 내가 죽으면 이걸 녹화해서 많이 봐둬라’ 하시던 정릉 할아버지, 사는 게 팍팍해 자식에게 해준 게 없다고 ‘다음 생에 다시 엄마 자식으로 태어나주라’ 하시던 인천 수선집 어머니. 거대한 선박 외줄에 매달려 종일 망치질을 하고 땅을 밟을 때 비로소 ‘이제 살았구나’ 하셨다던 부산 영도 깡깡이 할머니” 등 꾸미지 않는 ‘우리 이웃들’의 진솔하고, 때로는 눈물겨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유재석은 오래전부터 작가들이 써준 질문을 던지는 방송인과는 달랐다. 리얼리티 예능시대에 MC 유재석의 토크가 점점 더 잘 먹혀들어간 것은 사람에 대한 진짜 관심에서 비롯됐다. 관심은 관심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개개인 한사람의 팩트까지 일일이 체크하는 근면성이 가미된 관심이다. 이게 MC 유재석의 힘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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