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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한 한경희 대표 “올 하반기 인테리어 사업도 진출”
- 스팀 다리미·LED마스크 등 소형가전 외 신사업 강화
- “한경희 DNA는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이는 회사’” 강조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가 최근 새로 출시한 LED마스크를 소개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조기졸업한 한경희생활과학은 기다렸다는 듯 영역을 확장해 왔다. 이후 선보인 신제품만 해도 스팀다리미, 에어프라이어, 광파오븐, LED마스크, 공기청정기, 에어 서큘레이터, 스마트홈 등 손으로 다 꼽기 어려울 정도다.

그야말로 광폭행보여서 일각에서는 ‘숨 고르기’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염려도 내놓는다. 이 같은 주변 시선에 대해 한경희 대표는 충분히 완급 조절을 하고 있다고 장담했다.

“가전제품 자체가 아무리 쉬운 제품도 1년은 족히 걸리고, 정말 새로운 제품일때는 2~3년 걸립니다. 어려운 상황 겪느라 신제품을 많이 못 내놓고 준비만 해왔던 것들이 많아요. 새로운 사업은 5년 전부터 준비하기도 합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정말 좋은 제품들을 많이 만나실 겁니다.”

한경희는 올 하반기 인테리어 사업도 신규 진출한다. 수납공간과 디자인을 기존 주방과 다르게 해 주부들이 철마다 정리를 하지 않아도 깔끔하게 유지되는 제품을 선보이는게 목표다.

“아무리 지저분한 주방이라도 안 쓰는 물건 반만 버려도 깨끗해집니다. 그만큼 수납공간이 중요해요. 수납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1년에 한 번씩만 치워도 깨끗하게 살 수 있는 주방을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보통 여자들이 혼자 주방에서 일하니까 가족들과 떨어져있게 마련인데, 엄마가 등 돌리지 않고 아이들과 얘기하면서 주방일을 하는 구조도 만들고 싶습니다.”

한 대표는 ‘역작’을 꼽아달라는 주문에 대해 죽 제조기와 에어 프라이어, 광파오븐 등 주로 주방 가전을 들었다. 되직한 한국식 죽, 기름없이 바삭한 맛 낸 튀김 등은 한경희만의 획기적인 성능이란 설명이다. 더불어 어느 통신사건 상관 없이 제품을 연동해 쓸 수 있는 IoT 시스템 ‘스마트홈’도 기대작으로 꼽았다.

모두 한경희의 출발인 ‘스팀’과는 거리가 먼 제품들. 이같은 영토 확장에 대해 ‘고유의 DNA’가 희석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표는 자사의 DNA는 스팀만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우리 회사의 DNA는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예요. 스팀에 집중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은 관념적인 측면을 보는 것 같아요. 이미 몇백만 가구에 스팀 제품을 공급했는데, 스팀에만 ‘올인’하면 시장성에서 쉽지 않은 부분도 있고요.”

한 대표가 영역을 넓히는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한경희 없는 한경희’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다. 한 대표는 앞으로 회사를 이끌 기간을 ‘10년 정도’라고 밝혔다.

“(향후 현업 근무 기간을) 10년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모든 직원들이 차기 대표감 후보죠. 나중에는 전문경영인도 염두에 두고 있고, 제가 없이도 발전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중요해요. 그때까지 카테고리별, 제품별로 다양하게 보완해서 브랜드를 키우고 싶습니다.”

한 대표는 자신에 이어 또 다른 여성 벤처기업인이 탄생하길 바란다는 소망도 전했다.

“기업 의사결정 정점에 있는게 이사회인데, 우리나라는 이사회에 참여하는 여성임원 비율이 굉장히 낮아요. 우리 회사도 그 비율이 최소한 3분의 1은 됐으면 좋겠고, 차기 대표가 여성이면 더 좋겠어요.”

한 대표는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다양한 리더십 함양교육도 실시한다. 한경희생활과학을 떠난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워킹맘들의 고민을 덜어줄만한 ‘부모교육’을 구상하고 있다. 자녀들의 성적이 성공을 뒷받침해준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녀와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데 집중하자는 제안이 담겨있다.

“세상에 1등은 1명밖에 없는데 그걸 꼭 내 아들, 내 딸 시키려고 하니 부모랑 자녀가 다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살면서 보니 부모님과 관계가 좋은 사람들은 성적과 상관 없이 스스로의 삶을 열심히 즐기면서 잘 이끌어오더라고요. 부모님들한테 교육관을 바꾸자고 설득하고 싶어요.”

그의 부모교육 제안은 워킹맘으로서 축적해 온 경험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20대의 두 아들들과 “사랑”, “응”이란 짧은 말로 맺는 전화통화를 자주 한다는 그는 사랑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것 만으로도 아이들이 엄마를 많이 이해해줬다고 전했다. 자녀들과의 살가운 관계 이면에는 저녁 9~10시께 퇴근해 아이들을 돌본 후, 자정무렵부터 새벽 3시까지 일을 해야 했던 워킹맘의 애환이 있다. 그는 자신의 뒤를 따르는 후배들에게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살릴 묘수가 많으니 적극 활용하라 권한다.

“요즘은 e-메일이나 인터넷도 잘 돼 있고, 워라밸을 감안하면서 일할 방법도 많은 것 같아요. 아이들하고 같이 보내는 시간도 양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고도 하고요. 워킹맘이라고 해서 아이들이나 일에 소홀한 것이 아니예요. 워킹맘들도 워라밸을 지켜가면서 사셨으면 좋겠어요.”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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