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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김정덕 단지 FnB대표] 일본 음식점이 불매 운동의 대상인가?

1988 서울 올림픽을 전후로 우리는 ‘지구촌’이라는 단어를 통해며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 세대들은 더 큰 의미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여러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의 문화 예술을 공유하고 있다. 이념과 정치의 차이를 불문하고 바다 건너 멀리 그들 국가의 문화에 열광하곤 한다.

30년 전 우리는 일본 노래와 음악을 따라 불렀으며 ‘홍콩 느와르’로 대표되는 홍콩 영화와 ‘뉴키즈 온 더 블록’으로 대표되는 미국 아이돌 팝송에 열광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친근하고 쉽게 접근하게 되는 것이 그들의 음식이다. 음식이라는 것은 섭취의 대상만은 아니다. 음식 섭취는 넓은 의미에서 그들 고유의 문화이다. 식습관을 넘어 음식 문화인 것이다.

우리는 일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아픈 역사를 공유한 민족이기에 정치·역사분야에서 민감한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예술, 문화를 비롯한 민간 외교 부분에서는 다방면으로 교류하고 있지만 언제나 역사와 정치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쉽지가 않다.

외식업 관련 일을 20년 정도 해온 당사자로 일본 음식 문화는 이제 금기시 할 대상은 아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스시를 먹었고, 진한 육수의 라멘에 열광했으며 이자카야로 대표되는 그들의 주점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이런 음식점을 꺼려하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애꿎게도 대한민국 자영업자들도 일부지만 피해자가 돼 가고 있다. 애국심의 발로이며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시작된 불매운동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이미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글로벌 음식 문화는 이제 자연스런 현상이며 이런 음식 문화는 심지어 경쟁을 통한 여러 방면의 음식 문화 발전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다. 방송에서는 한식, 중식, 일식 요리사들이 주류가 된지 이미 오래이다. 음식이라는 것이 호불호가 있겠지만 결코 불매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우리가 그들이 생산한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이미 타고 있는 일본 브랜드의 차량에 대해서 주차 금지나 주유 금지를 하는 것은 왜곡된 우리만의 불매 운동인 것이다. 아마도 이런 내분은 그들이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많은 일본 음식점에서 이미 그들 스스로 일본 브랜드의 맥주를 퇴출시키고 있다. 일본 음식으로 대변되는 스시 매장이나 라멘집, 이자카야 등은 식자재도 대부분 국내산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런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매장의 주인도 대부분 한국인 자영업자이다. 일하는 종업원 대부분도 한국인이다. 왜 우리는 일본 음식 판매점에 가면 안 되고 가더라도 눈치를 봐야 하는가?

유래없는 불경기로 자영업자 체감경기는 엄청나게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저임금과 임차료·식자재가 인상 등을 걱정하는 자영업자들. 특히 일본 음식을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은 조류독감이나 광우병처럼 스스로 절대 피하기 힘든 일본 불매운동과 마주하게 됐다.

이번 일본 불매운동은 예전과 다르다고 한다. 우선, 국민 스스로 시작한 부분이 상당히 많이 있고, SNS라는 강력한 전염성 있는 매개체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애국심을 이용한 마녀 사냥식의 무조건적인 불매운동의 사각지대가 생긴다면 애꿎은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 결국 그들도 우리 옆집에 사는 이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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