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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대표 MMORPG ‘블소’의 변신! 게임 넘어 문화로 ‘전진’


- '묵화마녀 진서연', IㆍP 확장 가능성 제시
- '피버페스티벌' 연계로 K-POP 팬덤 흡수
- 대전→배틀로얄 변신 '새로운 재미 모색'
- 게임-이종콘텐츠 연결, 핵심은 '즐거움'


엔씨소프트의 e스포츠 대회 '블레이드 & 소울 토너먼트(이하 BST)'의 진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와 관련해 엔씨소프트는 지난 7월 21일 'BST 2019'의 본선 일정을 시작했다. 그룹 A,B 랭킹전과 패자부활전을 거쳐 8월 11일 대망의 결승전을 진행하며, 이 대회에서 우승한 팀에게는 월드 챔피언십 진출 자격이 부여된다.
'BST 2019'는 온라인게임으로 시작해 대중들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즐거움을 통해 세상을 연결한다'는 자사의 핵심 가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BST'의 저변 확대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 엔씨소프트 측의 설명이다. '블소 e스포츠의 대중문화 정착'을 목표로 다양한 시도들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단순한 게임 개발사를 넘어 다양한 즐거움을 창출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기존의 토종 게임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걷고 있는 'BST'가 어떻게 대중문화로 진화하고 있는지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엔씨소프트는 '블소' 정식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e스포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2013년 '무왕결정전'을 시작으로 이듬해 최초의 e스포츠팀 '아이뎁스' 창단, 2015년에는 'BST 월드 챔피언십' 대회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특히 'BST 월드 챔피언십'은 지난 2015년 총 4개국으로 출범, 불과 2년만에 9개국(한국, 중국, 일본, 대만, 북미, 유럽, 러시아, 태국, 베트남)으로 권역을 빠르게 넓히며 글로벌 토너먼트로서의 위상을 갖췄다. 이와 함께 이종 문화콘텐츠와의 융ㆍ복합을 통해 외적 영역에서도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게임을 넘어 다양한 '즐거움'을 통해 세상을 연결해 나가겠다는 엔씨소프트의 핵심 기업 가치에 근거한 행보다.

토종 IㆍP 파워 '확장'
지난 2015년 11월, 부산 영화의전당에서는 'BST 2015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찾은 팬들을 위한 엔씨소프트의 선물이 공개됐다. '블소'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제작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이 상연된 것이다. 
당시 결승전 무대를 위해 특별히 준비된 이 공연은 게임 스토리의 뮤지컬화와 함께 초호화 캐스팅,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우천 가운데서도 현장을 방문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대한민국 1세대 배우 남경주가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리사, 김한재, 손하윤, 이든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출연진들이 게임 내 등장인물인 '진서연'의 일대기를 재현했다. 특히 주인공이 가진 양면적인 성격과 내적 고뇌를 춤, 노래를 비롯한 다양한 연출과 뮤지컬적 상상력으로 재조명해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 공연은 게임 IㆍP(지식재산권)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도 주목받았다. 국내 콘텐츠업계에서 IㆍP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게임 IㆍP의 경우 스토리, 비주얼, 음악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하나로 묶이는 융합 콘텐츠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 활용에 있어서는 게임만이 가진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하고 진부한 방식만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묵화마녀 진서연'은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은 토종 게임들이 문화적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이듬해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EXO-CBX(엑소-첸백시), 레드벨벳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블소 OST를 재해석한 'N-POP'이 공개됐다. EXO-CBX는 블소 OST 2집 'The World'의 수록곡 '포화란의 초대장'을 새롭게 편곡한 'Crush U'를 직접 불렀고, 레드벨벳은 진서연의 이야기를 담아낸 신곡 '그대는 그렇게'를 공개했다. 2017년에는 국내 최정상 작곡가 윤 상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앨범 '피버뮤직'이 발매됐다.
 



문화콘텐츠로의 정착
'묵화마녀 진서연'을 통해 '블소'가 가진 문화적 잠재력을 확인한 엔씨소프트는 보다 과감하게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나섰다. 'BST'와 음악 공연을 결합한 문화콘텐츠 브랜드 '피버페스티벌'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6년 8월 해운대 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BST 2016' 코리아 파이널과 함께 열린 첫 행사에는 나흘간 6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몰려 축제를 즐겼다. 실제로 피서를 즐기던 관광객들이 특설무대 인근을 지나며 선수들의 대결을 지켜보기도 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자리에 남아 유명 가수들의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2017년 '피버페스티벌'은 그 무대를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광장으로 옮겼다. 싸이, 워너원, 블랙핑크, 하이라이트, 레드벨벳, 러블리즈, 도끼&더 콰이엇, 넉살, 볼빨간사춘기, 신현희와 김루트, 플루토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대표하는 11팀의 아티스트가 무대에 올라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만든 특별한 무대를 선보였다. 당시 서울광장 주변에는 3만여 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특히 이 시점부터는 '블소'뿐만 아니라 K-POP 팬들의 관심을 이끌며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각 아이돌 팬덤에서는 단독 콘서트 때와 마찬가지로 '피버페스티벌'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예매전쟁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또한 현장에서는 서울광장에 산책을 나온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e스포츠와 음악 공연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계층을 품에 안은 셈이다.
2018년 '피버페스티벌'은 방송 프로그램 tvN '하나의 목소리 전쟁, 300(이하 300)'와의 결합으로 더욱 새로워진 모습을 자랑했다. '300'은 아티스트와 일반인 300명이 한 팀을 이뤄 토너먼트 형식으로 떼창 대결을 펼친 예능 프로그램으로, 국내 음악 팬들 사이에서는 '합법적 부흥회'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300명이 하나로 연결돼 떼창을 부르는 것과 '즐거움으로 세상을 연결한다'는 기업 가치를 결합하는 시도였다는 것이 엔씨소프트 측의 설명이다. 본 행사에서는 로꼬&그레이, 휘성, 러블리즈, 김연자, UV, 위키미키, 바이브 등 '300' 출연진들의 축하 공연이 펼쳐졌으며, 해당 무대에서 선보여진 음원들은 'tvN 300 × NC 피버뮤직'이라는 이름의 앨범으로 제작됐다. 올해는 또 어떤 무대가 펼쳐지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멈추지 않는 도전과 즐거움
게임 밖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찾은 엔씨소프트의 시선은 다시 게임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게임과 대회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자신들이 가장 잘 하는 부분을 더욱 갈고 닦음으로써 새로운 즐길거리를 창출하겠다는 속내다. 실제로 지난해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는 자사 AㆍI센터가 개발한 '비무 AㆍI'와 프로 선수들의 이벤트 매치가 진행된 바 있다. 당시 이재준 AㆍI센터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비무 AㆍI'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기도 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AㆍI '알파고'와 세계적인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및 커제 9단의 '세기의 대국'이 화제를 모았던 상황에서, 자사의 우수한 기술력을 활용해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시도였다.
이와 관련해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8년 추가된 신규 콘텐츠 '사슬군도'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 '블소' e스포츠 출범 이후 최대의 변화를 맞이했다. '사슬군도'는 3인 1팀 방식의 배틀로얄 콘텐츠로, 아이템과 지형 등을 활용해 전략을 세워 실력을 겨룬다. 시간이 지날수록 좁혀오는 '천라지망' 영역 안에서 전략적인 전투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승리하게 된다. 'BST 2019'에서는 3인 1팀의 단체전이 공식 종목으로 지정됐으며, 팀원의 개인 순위 점수와 처치 점수를 종합해 최종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기본 장비와 상관없이 누구나 역전해 승리할 수 있어 e스포츠의 재미를 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사슬군도 단체전은 선수들의 전략적인 움직임과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인해 보는 재미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커뮤니티 대회 '블소 토너먼트 2019 문파대전'에서 일찍이 e스포츠 종목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본선 진출 선수층이 대폭 확대돼 신인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기존 8강 본선에 올랐던 선수들은 24명이었던 반면, 올해 사슬군도 단체전에서는 본선 진출 30개 팀이 3인 1팀으로 구성되기에 총 90명의 선수가 참여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 7월 21일과 28일 진행된 본선 경기에서는 1라운드에 20분씩 총 4라운드의 경기를 통해 랭킹전을 치뤘는데, 매 라운드마다 혼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강자들이 떠올랐다. 게임과 이종 콘텐츠를 '즐거움'으로 연결하는 엔씨소프트의 끊임없는 실험이 올해는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주목된다. 
변동휘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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