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각종 악재 속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8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상승하며 전주(0.08%)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재건축아파트가 0.14%, 일반아파트가 0.09%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입주 10년 이내의 재고아파트 주요 단지들을 중심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재건축 단지들도 상승세를 이끌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정부가 서울 강남권 등 과열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상한제 시행 방침을 사실상 확정했지만, 외려 입주 10년 이내 아파트를 중심으로 희소성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구별로는 전체 25개 가운데 23곳이 상승했고 나머지 2곳(성동, 은평)은 보합을 기록했다. 강동(0.33%)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송파(0.21%)·강남(0.16%)·동대문(0.11%)·서대문(0.11%) 등이 뒤를 이었다. 강동은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예정이지만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재고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단지별로는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가 1000만원에서 3000만원 가량 올랐고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는 1500만원~2500만원 상승했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의 매매가격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보합(0.00%)을 기록했다. 위례(0.06%)·분당(0.02%) 등은 상승한 반면 김포한강(-0.08%)·평촌(-0.02%)·일산(-0.02%) 등은 하락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은 비교적 새 아파트에 해당되는 재고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을 확대하는 분위기”라며 “수요자들이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 도심에서의 주택 공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재고주택 선점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반면 입지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기존 신도시와 수도권 외곽 지역들은 분양가상한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다양한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서울을 제외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수요층 이탈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더해 서울의 주택공급 확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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