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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화’ 韓 커피시장에 글로벌 브랜드도 두손 들었다
-카페네스카페 국내 전점 폐점…“리테일 사업에 집중”
-도토루 등도 안착 실패…조제품도 쓴맛
-사업체수 증가, 인건비 상승 등에 경쟁 더 어려워져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글로벌 커피 브랜드 네스카페의 커피 전문점인 ‘카페네스카페’가 지난해 국내 매장 문을 모두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지만 업계는 국내에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자영업 인구 중 가장 많은 숫자가 몰린 업종이 커피 전문점일 만큼, 포화 상태인 시장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가파른 인건비 상승 등으로 국내 영업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0일 관련 업계와 네슬레코리아 등에 따르면 한때 국내 점포 수 100여곳을 넘어섰던 커피 전문점 카페네스카페가 지난해 12월31일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철수했다. 카페네스카페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을 지난 4월 취소하며 이같은 사실을 공식화했다. 카페네스카페는 직영점 없이 전 점포가 가맹점으로 운영돼왔다.

이로써 카페네스카페는 지난 1999년 두산그룹이 들여온 지 20여년 만에 국내에서 간판을 모두 내리게 됐다.

카페네스카페는 네슬레의 자회사 네스카페가 론칭한 커피 전문점 브랜드다. 지난 2003년 두산으로부터 대한제당이 운영권을 넘겨받았고, 이후 금융기업 씨앤에이치캐피탈(CNH)의 외식사업 계열사 쥬노FNC가 2007년 인수해 지난해까지 운영했다. 글로벌 본사인 네슬레는 그간 브랜드 라이선싱에 따른 로열티를 받으면서 카페의 디자인 요소를 포함한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왔다.

지난달 7일 '2019 수원 카페&베이커리 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커피 및 베이커리 용품들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카페네스카페 한국 철수와 관련해 네슬레코리아 관계자는 “커피 분야에 있어 보다 경쟁력 있는 리테일 비즈니스 등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네슬레는 지난해 스타벅스의 가정용 커피 제품 판매권을 획득한 이후 국내에서 리테일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스타벅스 캡슐 커피 신제품 ‘스타벅스 앳홈’을 국내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초 울프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회장이 2017년 취임 후 처음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마크 슈나이더 회장은 이 기간 스타벅스 앳홈 국내 론칭 성과 등을 중심으로 국내 사업 실적과 향후 계획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페네스카페 철수 사태가 글로벌 유명 브랜드도 살아남기 힘든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국내에서 스타벅스 외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글로벌 커피 전문점은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의 대표 커피체인 도토루는 일찌감치 쓴맛을 봤다. 도토루는 지난 1988년 한국 시장에 커피전문점 형태로 진출했지만 사업이 부진하면서 1996년 철수했다. 이후 서울우유와 손잡고 커피음료로 한국 시장에 2009년 재진출했으나 이 또한 5년 만에 접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커피빈은 2001년 한국에 상륙해 한때 스타벅스 라이벌로 떠올랐으나, 급변하는 커피 소비 트렌드 등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2011년 10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65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가운데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커피 전문점 등이 포함된 국내 비알코올 음료점업 사업체 수는 2017년 기준 7만3818개로, 2009년(2만7768개)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 같은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수는 1만6795개로 외식 프랜차이즈업종 가운데 치킨 가맹점(2만4554개) 다음으로 많았다.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토종 커피전문점 신화로 불렸던 ‘카페베네’ 는 경영난으로 2018년 초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생존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저가형 커피점 증가세 등으로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상호 영산대 호텔관광학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 해외 외식 브랜드들이 전반적으로 매장을 줄여가는 추세”라며 “커피 전문점의 경우 10~20% 마진(이익)을 가져가는데 인건비가 2년 만에 30% 가까이 오르면서 인건비를 건지기도 힘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이어 “네스카페와 같이 상권 분석 등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브랜드의 경우 이같은 외부요인을 견뎌낼 힘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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