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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코리아, 아베에 ‘발목’…반격의 날 세운 TSMC·인텔…
기술·설비투자 공격적 행보
대규모 인력 확보 나서기도
세계 파운드리 최강장 TSMC가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3000명 인력 충원과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의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사들이 이를 틈 타 대규모 인력 및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가 전면에 내세운 메모리는 물론 비메모리 분야 2030년 세계 1위 목표(반도체 2030 비전)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비롯해 미국 인텔과 일본 도시바메모리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차세대 기술 및 설비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1분기 매출 기준으로 인텔과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3위 반도체 기업인 TSMC는 대규모 투자와 함께 올해 말까지 3000명 이상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TSMC가 3000명 이상 신규채용에 나선 것은 198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알려졌다.

TSMC는 남부 타이난(臺南)산업단지에 새로운 EUV(극자외선)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한편 북부 신추(新竹)산업단지에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생산라인을 건설하기 위한 정부 인가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5G 이동통신용 반도체 생산을 위해 기존의 7나노와 5나노 생산능력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TSMC는 지난 5월 첨단 공정 반도체 제조를 위해 40억달러(약4조73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 총 투자규모는 110억달러(약 13조원)로, 이 중 80%는 7나노(㎚), 5나노, 3나노 등 초미세공장에 사용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이같은 투자 계획은 일본이 EUV 공정용 포토레지스트를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해 삼성전자가 발목이 잡힌 상태에서 강화돼 파운드리 분야에서 2위인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 기준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각각 50.8%, 14.9%였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도시바메모리는 최근 회사 이름을 ‘키옥시아(Kioxia)’로 바꾸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키옥시아는 일본어로 기억(메모리)을 뜻하는 ‘키오쿠(Kioku)’와 그리스어로 가치를 의미하는 ‘악시아(Axia)’를 합친 것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인수된 도시바메모리는 도쿄증시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도시바메모리는 전세계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35%)에 이어 점유율이 2위(19.2%, 전체 반도체 시장 9위)다.

미국의 인텔은 사물인터넷(IoT)과 모바일 프로세서 분야에서 꾸준히 투자를 확대하며 올들어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인텔은 올 상반기 매출 326억달러(약 38조6000억원)를 기록,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약 30조원 추정)을 크게 상회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권좌’를 탈환할 것이 확실시된다. 인텔은 2017년과 지난해 삼성전자에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이밖에 미국 마이크론과 브로드컴,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도 5G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에 대비해 첨단 공정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사들이 앞다퉈 공격투자를 단행하는 상황에서 일본 수출규제가 기존 3개 소재(폴리이미드, 레지스트, 불화수소)에서 반도체 장비까지 확대한다면 세계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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