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기고-최형진 성균관대학교 정보통신대학 전자전기공학부 명예교수 前 한국통신학회 회장]5G 시대 기업의 생존전략

얼마 전 IT업계는 애플과 퀄컴의 특허 소송에 관한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두 회사는 결국 법적 분쟁에 합의했고 미디어에서는 퀄컴이 보유한 5G 핵심기술 때문에 두 회사가 다시 협력관계에 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 이동통신 3사는 지난 4월초 5G를 세계 최초로 개통하는 데 성공했다. 5G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5G는 최대 속도가 약 1Gbps인 4G에 비해 속도가 10~20배나 빠른 통신 기술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큰 기술적인 문제는 주파수다. 전파는 파장이 짧을수록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지만 그 만큼 사소한 장애물에도 쉽게 막히고 멀리 도달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5G 표준에서는 지역적으로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는 3㎓~6㎓의 중간대역과 함께 초고속 전송이 가능한 28㎓ 이상의 대역에서 통신을 수행한다.

이미 4G에서 3㎓에 육박하는 센티미터파 대역의 통신 기술은 구현됐다. 사실 3㎓~6㎓ 대역에서의 통신 기술은 획기적인 새로운 발전은 아니다. 그러나 이 대역만으로는 5G에서 요구하는 20Gbps를 구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밀리미터파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5G에서 요구되는 차세대 초고속 통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28㎓ 이상의 밀리미터파와 같은 초고주파를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동통신에서 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밀리미터파는 도달 거리가 짧고, 나뭇잎에도 막히거나 굴절될 정도로 활용하기가 어려운 주파수이기 때문이다.

퀄컴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됐던 밀리미터파를 휴대폰에서 구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 여러 개의 신호를 중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빔포밍(beamforming) 배열 안테나를 이용했다. 하지만 이러한 배열 안테나가 휴대폰에 탑재될 수 있을 정도의 초소형 크기로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예상한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5G 이용자들은 아직까지 4G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아직은 밀리미터파를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밀리미터파 단말기가 출시되면 가상/증강현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시티 등과 같은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최근 몇 년간 퀄컴과 특허 법률 분쟁을 거듭한 애플이 퀄컴과 타협하게 된 배경도 밀리미터파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관련이 있다. 분쟁의 종식에는 최첨단 5G 기술의 개발과 활용에 더 이상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감도 작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퀄컴과의 분쟁을 끝내고 밀리미터파 기술이 탑재된 5G 폰을 스마트폰 분야 최고의 라이벌인 애플보다 앞서 미국 현지에 출시할 수 있게 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세계 국가와 기업들의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에서 우리의 기술만으로는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국내 기업들도 퀄컴과 같은 5G 기술 선도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보다 강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도 국가적 차원에서 이러한 제휴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5G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5G를 활용한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 남고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제휴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