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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규제 ‘로봇·우주’로 불똥 튀나
日, 산업용 로봇 50% 차지
항공우주 소재 기술격차 커

“경제제재 확산·장기화땐
기초과학도 타격 불가피”

반도체 소재 분야 뿐만 아니라 로봇, 우주 등 4차 산업 핵심 기술에도 일본의 수출 규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차산업업계에서는 최근 “일본의 경제 제재가 반도체와 같은 3차 산업 분야를 넘어 로봇·항공 우주와 같은 4차 산업에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깊다”며 “일본 정부가 경제 제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기정 사실인 상황에서 기초과학이 약한 한국에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는 로봇이다.

이미 일본은 산업용 로봇시장에서 기술력을 과시하며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고 산업용 로봇시장의 50%를 일본 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질적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산업용 로봇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기반으로 휴먼로이드와 같은 4차 산업시대 주축인 첨단 로봇산업에서도 저력을 보이고 있다.

미세한 움직임을 제어해 초정밀 작업을 가능케하는 ‘하모닉드라이브 감속기’는 일본 히타치가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초정밀 움직임에 필요한 정밀모터는 일본 마부치가, 로봇의 다차원 공간 궤도를 설정하는 시스템은 소프트뱅크의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각각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국에서 설립했지만,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이후 로봇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로봇 기술력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휴먼로이드 로봇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휴보 등 첨단 로봇에 적용돼 있다. 의료용 등에 사용되는 초정밀 로봇에 들어가는 감속기의 90%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항공·우주 분야 역시 일본이 핵심 기술력을 가지고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일본은 고체연료부터 발사체까지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다. 한국과 일본의 항공·우주 기술 격차는 약 20년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과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항공·우주 소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을 중심으로 한 복합재료의 항공기 구조에의 이용이 급속히 증가하는 가운데, 일본은 CFRP 소재 생산에서 세계 점유율 70%을 과점하고 있으며, 한국 또한 CFRP 복합소재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CFRP 소재를 항공·우주뿐 아니라 한국의 자동차 중장비 업계에서도 수요가 늘어가고 있는 만큼 경제 제재에 들어가면 그 타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주력하는 수소경제 분야에서도 일본 의존도가 크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탄소섬유 등 수소경제 부품 수출을 차단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수소탱크의 핵심부품인 탄소섬유는 전량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연료전지스택에 필요한 전해질막도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는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일본의 영향력이 크지는 않지만 특허권을 통해 미래에 펼쳐질 일본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AI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특허권 보유 순위는 1위 IBM과 2위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일본 기업인 도시바가 3위 일본전기(NEC)가 5위를 차지했다.

국가 순위에서는 특허권 보유량으로 1위 중국, 2위 미국에 이어 3위지만 특허의 질적 수준에서는 중국을 압도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쌓아올린 일본의 영향력을 한국이 단시간에 따라잡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한 투자와 국민적 관심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남기현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4차산업에 쓰이는 기초 원천 소재 분야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상우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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