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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국가적 위기상황에 대안 하나 못내놓는 무능한 제1야당

자유한국당에 대한 실망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가적 위기상황이 닥쳤는데도 제대로 된 대안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권 정당으로서의 능력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 그러니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에 따른 기대감에 반짝 상승세를 보이던 지지율이 다시 고꾸라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경제 보복 원인과 해법’을 주제로 열린 17일 정책 의원총회는 한국당의 현 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날 의총은 제 1 야당으로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장단기 대응 전략을 모색하겠다는 차원이었다. 대일(對日) 문제에 대해선 초당적 협력을 공언했던 만큼 치열한 토론과 정책 대안이 나올 것이란 기대도 컸다. 한데 의총은 초청 외부 전문가의 특강을 듣는 수준에 끝나고 말았다. 대다수 의원들은 사태의 심각성은 공감한다면서 해법은 거의 제시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권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정책적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치열한 대책 논의는 있어야 했다.

국회의 ‘일본 수출 규제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 채택을 거부한 것도 몽니에 지나지 않는다. 여야간 본회의 일정을 확정한 뒤 의결하겠다는 게 그 이유다. 참으로 한가하고 답답한 상황인식이 아닐 수 없다. 한 시가 다르게 사정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초당적으로 대처키로 한 사안까지 정략과 연계해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비단 대일 대책 관련 뿐이 아니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감투싸움을 벌이고,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던 ‘5·18 망언’ 관련자들이 슬그머니 복귀하고 있다. 반면 수없이 공언했던 혁신과 인적 쇄신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한다면서 품위없는 막말을 쏟아내기 일쑤다. 결국 ‘탄핵사태’ 이후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다는 얘기다.

이런 상태라면 내년 총선의 결과는 보나마나다. 오죽하면 싱크탱크 격인 여의도연구원이 내부 참고용으로 청년층을 대상으로 정당별 호감도 조사를 했는데 한국당에 대해 심각할 정도로 ‘비호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당내에서는 현 정권의 실정 비판 여론이 높아 실수만 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길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한 모양이다. 사무총장을 지낸 김용태 의원의 지적처럼 ‘대단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지금 한국당이 할 일은 정치의 격을 높이고 수권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얘기다. 국정의 발목을 잡고 품위 없는 말로 정권 비방이나 하는 수준이라면 내년 총선에서 단 한 석도 건지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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