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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양대 조선그룹 합병 '메가 조선소' 탄생 초읽기…국내 조선업 '사면초가'
-CSIC-CSSC 합병 제안서 공식 제출
-中 거대 국유 조선그룹 효율성 제고
-총매출 85조원…현대重-대우조선의 배이상
-항공모함서 석유ㆍ가스 운반선까지 全선종 건조
-수주전 격화 국내 조선업 중장기적 위협
-현대중-대우조선, 합병 노조 암초에 글로벌 몸집경쟁서도 밀려

중국 양대 조선그룹인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과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이 합병하면 단숨에 세계 1위 메가 조선사로 올라서게 된다.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중국 양대 조선그룹인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과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이 합병을 공식화했다.

이들 그룹은 이달 초 각각 계열 상장사를 통해 중국 증시 당국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며 합병 절차에 돌입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CSSC와 CSIC의 합병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CSSC가 합병 계획을 공식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메가 조선그룹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CSIC와 CSSC의 작년 매출은 85조원 규모로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을 합친 36조원을 배이상 능가한다. 이들 그룹이 합쳐지면 단숨에 세계 1위 조선그룹으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이제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안갯 속'인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 규제가 덮친 와중에 노조반대로 구조조정 암초에 걸린 국내 조선업까지 중국과의 덩치싸움에서 밀리면서 국내 간판 제조업이 총체적 난국에 직면했다.

3일 조선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CSSC와 CSIC는 각각 계열 상장사를 통해 중국 증시 당국에 합병 의사를 밝힌 자료를 제출했다.

글로벌 조선전문매체 마린이그제큐티브에 따르면, CSSC는 증시 당국에 제출한 자료에서 "CSIC와 전략적인 재조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어 "이같은 계획은 관련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결정됐으며, 시의적절하고 공정한 정보 공개 및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공식적으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들 중국 양대 조선그룹의 합병은 거대 국유 기업 효율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당국 정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그동안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번 CSSC와 CSIC 합병 역시 그 연장선으로, 이들이 합병하게 되면 중국의 5개 대형 국영 조선그룹은 4개로 줄어들게 된다.

CSSC와 CSIC는 산하에 30개 이상의 중대형 조선소를 거느리고 항공모함부터 석유·가스 운반선까지 다양한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전(全)선종을 건조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바탕으로 글로벌 수주전이 격화하는 등 국내 조선업에 중장기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선박공업집단(CSSC) 조선소.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CSSC와 CSIC의 수주잔량은 각각 812만CGT(2위), 358만CGT(7위)를 기록했다. 이를 합하면 1170CGT로, 현재 1위인 현대중공업그룹(1030만CGT)과 3위 대우조선해양(541만CGT)의 총합(1571CGT)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마린이그제큐티브는 "CSSC와 CSIC의 합병은 이들 그룹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대적할 새로운 거대 몸집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업계 관계자는 "CSSC와 CSIC는 대부분 자국 수주를 중심으로 하고 있고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에 주력하는 한국과는 기술 차이가 상당해 당장 국내 조선업에 큰 위협이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들 그룹이 규모가 커진 만큼 전 선종에 걸쳐 저가 수주가 가능해 특히 국내 중소 조선업계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들 그룹의 합병이 마무리되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CSSC와 CSIC의 합병이 실현되려면 양사가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 지분 정리와 유럽 및 한국, 일본 등의 기업결합 심의를 거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자국내 절차는 속전속결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 기업은 1999년까지 한 지붕 단일 회사였기때문에 공통된 기업문화로 융화 작업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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