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 초청, 예상보다 편안한 분위기였다" 오창화 진원무역 대표
-트럼프 대통령, 한국 기업인 간 간담회 초청받은 오창화 진원무역 대표
-농산물산업 북한 진출하면 식량문제 해결하고 수익도 올릴 수 있을 것
-평소 입양인 문제에 관심 많아, 오 대표 자녀 다섯명 중 2명 입양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상엄한 경비속에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 기업인 간 간담회에서는 한 기업 대표가 눈에 띄었다. 바로 오창화 진원무역 대표(49·사진)이다. 이날 트럼트 대통령이 초청한 식품 유통기업은 롯데·신세계·CJ· SPC·농심·동원, 그리고 수입과일 유통업체인 진원무역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들과 중요한 자리에 초청받은 것은 모두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날 행사에 초청받은 오창화 진원무역 대표는 당시 분위기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미국 농산물 수입 계획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압박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오창화 대표는 "미국 농산물 투자와 관련해 초청받은 것이라 예상했지만 막상 그 자리에서는 해당 사항에 대한 언급이나 부담은 전혀 없었다"며 "편안한 분위기로 회동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진원무역 오창화 대표 [헤럴드DB]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20여명의 기업인들이 프리토킹을 했다"며 "자유로운 분위기속에 배석한 트럼프 정부측 고위당국자들에게는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미국 입양인의 시민권 문제도 꺼냈다"고 전했다. 다섯명의 자녀중 2명을 입양한 오 대표는 평소 입양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 기업인이다. 자연스럽게 이날 자리에서도 그는 "미국으로 입양간 사람들의 시민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안타깝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조속히 처리되도록 편하게 요청했다"고 했다. 전국입양가족연대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이 미국으로 입양시 IR-4비자를 받았을 경우, 양부모가 미국에서 별도의 재판과정을 거쳐야만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어려움이 있다. 지난 2014년 이후로는 비자발급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시민권이 취득되고 있으나, IR-4비자발급으로 현재 시민권이 없는 한인 입양인은 대략 약 1만 8000여명정도로 추정된다. 또한 오 대표는 "만일 농산물산업이 북한에 진출할 수 있다면 한국의 농업기술, 인프라가 북한의 땅, 노동력과 결합돼 북한 식량해결은 물론 투자사의 수익창출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진원무역은 미국에서 오렌지나 아보카도, 자몽, 체리, 아몬드 등을 수입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아 이날 자리에 초청됐다. 지난 5월 열린 소니 퍼듀 미국 농무부 장관의 방한시에도 SPC그룹, 카길코리아, 농심등의 기업들과 함께 미국 대사관에서 초청을 받았다. 대중적인 인지도면에서는 다소 낯선 기업일 수 있으나, 돌이나 델몬트 등 글로벌 메이저 청과업체를 제외하면 한국 청과물 수입업체로는 매출액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매출은 1836억원, 2018년 매출은 1676억원을 기록했다.

진원무역 건물

트럼프 대통령이 보란듯이 기업 순위와 무관하게 초청자를 선별한 이유는 적극적인 신규 투자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보다 (대미) 투자를 확대하기에 적절한 기회는 없다"며 "앞으로도 대기업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기업가 트럼트 대통령의 면모가 보이는 '실리 챙기기' 행보다. 한국은 미국 농산물 시장에서 중요한 국가이며,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미국은 농산물 분야에 큰 타격을 받는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 지지자중에는 농민들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농산물 원료를 많이 구매하거나 청과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다.

지난 1979년 설립된 진원무역은 창업주 2세인 오창화 대표와 오충화 전무가 경영하고 있으며, 종업원 수는 118명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홈쇼핑뿐 아니라 직영 온라인 몰인 '만나몰'을 통해 소매 및 카페오너들에게도 수입과일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수입 과일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바나나는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저들과 경쟁 중이다. 지난 2016년에는 아시아 지역의 생과와 채소 사업에서 뛰어난 성장을 보인 회사에게 수여하는 'ASIA FRUIT'을 수상하기도 했다. 냉장유통 규모과 다양한 공급 채널, 글로벌 공급자들과의 관계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오창화 진원무역 대표는 제 13회 입양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대통령표창상을 수상했다.

'착한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만큼 사회적 약자도 돌보고 있다. 오 대표는 아버지 오영훈 회장이 작은 바나나가게로 시작한 진원무역을 크게 성장시키면서도 보육원 지원 등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경영철학을 지켜왔다. 지난해에는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제 13회 입양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오 대표는 입양문화 정착을 위해 기여한 공로로 수상했다.

gorgeou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