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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테크 보다는 테크핀…‘뱅크 오브 스타벅스’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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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 금융사, 글로벌 금융혁신 주도
-어플 이용자수 1위 스타벅스, ‘모바일 페이’ 시장 안착
-64개국 어플리케이션 호환ㆍ통합 추진…금융진출 본격화?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전세계적으로 ‘핀테크(금융+첨단기술)’ 붐이 일고 있지만, 금융기관보다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단어의 순서를 바꾼 ‘테크핀’이라는 개념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핀테크에 주목해 영역을 넓히는 속도보다, ICT 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 속도가 더 빠르고 파급력도 크다는 평가다. 특히 ‘테크핀’ 흐름을 주도하는 기업 중 하나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스타벅스가 주목받고 있다.

30일 SK증권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알리페이’ 가입자 수는 9억명을 넘어섰고, 월간 사용자 수도 5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신용카드의 비(非) 보편화, 은행업무의 제약 등으로 인해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결과다. 중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인도, 아랍에미리트, 브라질 등에서는 은행보다 ICT 기업을 더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80%를 웃돌고 있다. 최근 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를 만들어 금융업에 뛰어든 것처럼, ICT 기업의 금융업 진출은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ICT 기업들이 금융업에 잇따라 진출하는 것은 스마트폰 보급이 금융 취약 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여준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은행 계좌가 없는 전세계 인구 17억 명 중 3분의2가량은 모바일폰을 갖고 있다. ‘플랫폼’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 또한 ICT 기업의 금융업 진출을 유인했다. 페이스북 유저는 전세계적으로 23억명, 아마존 프라임가입자 수는 1억3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ICT 기업이 아님에도, 스마트폰과 플랫폼 경쟁력을 토대로 모바일 페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기업이 있으니, 바로 세계 최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최근 커피회사로서뿐만 아니라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회사로 주목받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4년 플라스틱 카드인 ‘기프트 카드’를, 2009년에는 모바일 멤버십 어플리케이션을 도입했고, 어플리케이션에 결제 기능을 탑재했다. 그 결과 스타벅스 어플리케이션 사용자는 미국 내에서만 2340만명에 달하며, 아마존, 구글 등 대형 ICT기업들을 제치고 미국에서 자주 이용되는 모바일 결제 어플리케이션 1등을 차지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선불카드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보유한 현금 보유량은 최소 12억달러(1조3900억원) 수준으로, 웬만한 시중은행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당 조사도 이미 2016년 자료이기 때문에, 예치금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벅스가 진출한 국가는 64곳에 달하는데, 이는 웬만한 굴지의 금융기관들의 해외진출보다도 많은 숫자다. 지난해 10월에는 아르헨티나 현지 은행 ‘Banco Galicia’와 파트너를 맺고 스타벅스 은행 브랜치를 오픈해 글로벌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다만 각 국가 어플리케이션의 호환성 문제는 향후 스타벅스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예컨대 한국 어플리케이션에 5만원을 충전해도 미국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스타벅스는 지난해 8월부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의 비트코인 선물거래 플랫폼인 ‘백트(Bakkt)’에 참여해 해결을 꾀하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호환성 문제만 해결된다면 64개국의 어플리케이션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고, 자국 환율에 불신이 높은 국가로부터의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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