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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쇼트트랙 성추문…대표팀 전원 선수촌서 쫓겨났다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심석희 성폭행 파문'으로 체육계와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쇼트트랙이 또 한 번 한국 엘리트 스포츠에 먹칠을 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16명이 훈련 중 발생한 성희롱 사건으로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전원 쫓겨났기 때문이다.

25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남자 대표팀의 간판 A는 17일 선수촌에서 진행된 산악 훈련 중 남자 후배 B의 바지를 벗겼다. 두 선수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

여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던 상황에서 심한 모멸감을 느낀 B는 A에게 성희롱당했다며 이를 감독에게 알렸고, 감독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고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쇼트트랙 대표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남자 8명, 여자 8명 등 대표 선수 16명을 전원 한 달간 선수촌에서 쫓아내기로 24일 결정했다.

성희롱 피해자인 B가 사건 후 격리 조처돼 먼저 일시 퇴촌한 터라 실제 쫓겨난 대표팀 인원은 15명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4월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었으며 퇴촌당한 선수들은 25일부터 7월 24일까지 소속팀에서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빙상연맹의 진상 조사를 기초로 체육회가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자정 능력을 상실한 체육계에 더는 사태 해결을 맡길 수 없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근신하고 몸을 낮춰도 모자라는 마당에 쇼트트랙이 또 사고를 치자 아예 이 종목을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체육인은 "남자 선수의 여자 숙소 무단출입, 이번 성희롱 사건에서 보듯 쇼트트랙은 통제가 되지 않는 종목"이라고 혀를 찼다.

묵묵히 훈련에만 구슬땀을 흘려온 다른 종목 선수, 지도자들은 얼굴을 들 수도 없는 상황이나 쇼트트랙 선수들만은 사회 분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사건에 이어 지난 2월에는 쇼트트랙 남자 선수 김건우가 진천선수촌에서 남자 선수들이 출입할 수 없는 여자 숙소를 무단으로 드나들었다가 적발돼 또 문제를 일으켰다.

이번 남자 선수끼리의 성희롱 사건도 과거와 달라진 성(性) 민감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심한 장난' 정도로만 여기다가 비난을 자초했다.

pow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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