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국면, 한국 역할 빨리 찾아야
친서를 계기로 북미간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고받는 메시지가 전례없이 부드럽다. 그동안 각자 할말만 하는 듯 보였지만 양국 모두 속내는 협상의 교착 상태를 깨보자는데 있었음을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3일 오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만족을 표시했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깊고 중요하게 생각해 볼 것”이라는 보도를 내보내자마자 미국측에서 긍정적인 발표가 쏟아지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공식 확인하면서 “북미 정상간 연락이 계속 진행돼 왔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예 “친서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중요한 논의를 이어가는 데 좋은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당장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물론 북한이 준비됐음을 보여준다는 걸 전제로 했지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전향적 모습임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친서 교환은 협상 궤도로의 재진입에 확실한 계기가 됐다. 뭔가 종전과 다른 내용이 제안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주어지는 이유다. 뭔가 실마리가 들어있지 않고서야 북미 정상이 이토록 화기애애하게 주고받을리 있겠는가.

이제 곧 그 ‘흥미로운 내용’은 외부로 드러나게 된다. 지난주 북중 정상회담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고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정확한 의중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건은 실무협상에 들어가느냐의 여부다. 벌써부터 이번 주 한미 정상회담을 사전 조율하기 위해 방한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판문점에서 북한 측과 실무협상을 가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실무협상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실무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문재인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 15일 한 스웨덴 정상회담 후 “북미 간 구체적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 주석의 방북 과정에서 중국 측과 교감했고, 북미 정상 간 친서외교도 사전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적어도 새로운 대화재개 국면에서 우려했던 ‘한국 패싱’은 없었다는 얘기다. 그토록 강조해 온 촉진자 역할에대한 기대감도 적지않다. 적극적인 정보 공유와 함께 치밀한 전략과 외교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