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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南보다 美에 좀 더 기우는 북한
비건 “친서·조전 긍정 시그널”

교착국면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논의에서 미묘한 변화가 일고있는 가운데 북미관계가 남북관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회담 1주년에 맞춰 북한문제와 관련해 잘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것이 그 배경이다. 북미 실무협상을 이끈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이날 뉴욕 주유엔 미국대표부에서 가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과의 비공개회동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전달된 고(故) 이희호 여사 조의문과 조화를 거론한 뒤 “긍정적 시그널로 본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한반도문제 당사국으로 이날 회동에 참석한 조태열 주유엔 한국대사는 “향후 협상 전망과 관련해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또 앞으로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등에 대해 일반적인 의견조율을 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미 국무부는 북한과 실무협상을 이어가고 싶다며 적극적인 대화재개 의지를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과 실무협상을 이어가고 싶고 준비돼있다”며 “1년 전 싱가포르 약속을 향해 어떻게 진전을 이뤄갈지 우리의 상대방과 논의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다만 미국은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겠지만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 등 실질적 진전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는 대북제재를 이어갈 것이며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하고 있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선 결정적인 모멘텀이 있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이후 북미관계에서 분주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과 달리 남북관계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한반도문제에 있어서 ‘키 플레이어’라 할 수 있는 북한의 반응이 시원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국민을 위한 평화’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소극적인 평화’를 뛰어넘는 ‘일상을 바꾸는 적극적 평화’를 강조하며 이달말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호응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북남선언들의 이행은 시대의 요구’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남측 당국을 겨냥해 “그가 누구이든 북남관계개선과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 민족공동의 번영을 바란다면 북남선언들에 대한 입장과 자세부터 바로가지고 그 이행의지를 말이 아닌 실천적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북한이 애초 이 여사 별세를 계기로 조문단을 파견할 것으로 기대됐던 것과 달리 김여정을 통해 조의문ㆍ조화 전달에 그친 것도 남북관계를 최소한의 선에서 관리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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