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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형↑ 내실↓…외식업 10년째 ‘악화일로’
영업이익률 10년새 14%p 급락
폐업률, 산업평균보다 2배 높아
시장정체·과다경쟁·인건비 부담에
외식산업 내실악화 주요인 꼽혀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양적 성장에 가려진 외식산업 10년사의 민낯’ 연구는 보고서 이름 그대로 국내 외식산업의 외형성장에 가려진 국내 외식산업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10년 간 매출액과 사업체수 등 외형은 커져왔지만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모두 역성장하며 내실은 정작 퇴보하고 있다. 정리하면 외식시장의 침체 속에 창업 증가에 따른 과당경쟁, 여기에 최저임금 등 갈수록 늘어가는 비용부담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은 향후 국내 외식산업의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 지 시사해준다.

외형은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급락=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의 연간 매출액은 2017년 기준 약 128조 원에 달했다.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7%를 차지하는 규모다. 외식업 매출액은 2008년 약 65조원에서 2017년 약 128조원으로 연평균 10%씩 증가했다. 사업체수는 58만 개에서 69만 개로 외형이 커졌다.

하지만 질적 성장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외식업체 1곳당 영업이익은 2570만원에서 1610만원으로 약 63% 하락, 영업이익률은 22.9%에서 8.7%로 약 14%포인트 급락했다. 음식점업 점주는 100만 원을 팔아 9만 원 정도를(2017년 기준) 손에 쥔 셈이다. 이를 연간으로 따져보면 당해 연도 최저임금인 162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2017년 최저시급 6470원 기준 주 40시간ㆍ유급주휴 8시간 포함 1년 근무시 연간 급여). 최근 2년 새 30% 가까이 급등한 최저임금 인건비 부담을 고려하면 영업이익률은 더욱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현우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69만개에 달하는 외식업 사업체의 대부분이 4인 이하 영업장으로 영세하다”며 “영세 자영업자의 실질적인 영업이익이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 뒤엔 1~2곳만 남아=외식업 폐업률은 2017년 기준 23.1%에 달해 전 산업 폐업률 평균인 12.6%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의 생존율(2016년 기준)은 1년 이내 61.0%, 3년 이내 32.2%, 5년 이내 18.9%로 창업 후 10년이 지나면 10개의 외식업체 중 1~2곳만이 살아남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 외식업의 내실이 악화된 데는 외식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에 따라 외식업 시장은 정체한 반면, 사업체 수는 꾸준히 늘어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된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0년 간 음식점 메뉴 가격이라 볼 수 있는 외식 물가지수는 연평균 2.7% 증가했지만 정작 가계의 외식비 지출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우후죽순 창업, 준비기간 짧아=외식시장은 정체됐지만 우후죽순 창업은 늘며 경쟁은 심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음식점업의 총 사업체 수는 비율로는 연평균 약 1.9%, 개수로는 연평균 11만 4761개가 늘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만 명당 외식업체 수는 125.4개로 미국(20.8개), 중국(66.4개), 일본(58.3개)와 비교했을 때 절대적으로 많다(유로모니터 자료). 외식업주들의 짧은 창업 준비기간도 위기를 키운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2018년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숙박 ·음식점업의 창업 준비기간은 1개월이 22.3%로 전체 준비기간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즉, 매년 평균 18만 명에 달하는 신규 사업자 중 대다수가 특별한 준비 없이 시장에 뛰어들어 과다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현우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질적 성장을 위해선 과다경쟁 완화를 위한 진입장벽 강화 및 외식업체가 능동적으로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ㆍ컨설팅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ku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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