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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 세이건 아이디어가 현실로…‘무한동력’ 우주범선, 우주로 향한다

- 다음주 22일 태양 힘으로 나아가는 우주선 발사
- 공기 저항 없는 우주에서 태양광으로 ‘무한동력’ 전진
- 우주탐사 방식 패러다임 변화 예고

돛을 피는 임무까지 성공한 라이트세일 1호 [출처 행성협회]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배처럼 태양을 연료 삼아 우주를 항해하는 우주범선이 오는 22일 우주로 발사된다.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 박사가 TV 토크쇼에서 언급된 아이디어가 43년 만에 구체적으로 실현된 것이다.

우주범선은 사실상 ‘무한동력’ 우주선이라서, 이번 시도가 성공으로 이뤄지면 우주선 제작 방식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된다.

10일 세계 과학자들의 모임인 행성협회(The Planet Society)에 따르면 다음주 우주로 쏘아 올려지는 라이트세일 2호는 돛을 펴고 추진력을 얻는 시험까지 돌입한다.

라이트세일 2호는 식빵 한 덩어리 크기에 무게는 5㎏에 불과한 초소형 위성이다. 이 작은 위성은 미국의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720㎞ 상공 지구 궤도에 안착한 뒤 로켓과 분리된다.

이후 녹음 테이프에 주로 이용되는 필름인 ‘마일러(Mylar)’ 소재의 돛이 펼쳐지게 된다. 돛의 크기는 우주 공간에서 권투 경기장 크기(약 32㎡)다.

라이트세일 2호는 돛에서 얻는 아주 약한 추진력만으로 매일 수백 미터씩 궤도 높이를 올리는 임무를 한달간 수행한 뒤 지구 상공을 약 1년 6개월간 돌 계획이다.

우주범선의 원리는 간단하다. 태양이 내뿜는 빛이 돛에 부딪칠 때 가해지는 압력으로 우주선의 추진력을 얻어 나아가는 방식이다.

빛은 광자라는 알갱이의 흐름이다. 이 알갱이가 돛에 부딪히면 처음에는 1초에 1㎜ 정도 수준으로 아주 미세하게 전진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가속을 받는다. 이론상으로 100일 정도 후에는 초속 16만㎞까지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광속의 절반 수준의 속도다.

라이트세일 2호 [출처 행성협회]

우주범선은 한 번 가속되면 속도가 줄지 않고 연료를 보충할 필요도 없다. 우주 공간에는 공기와의 마찰 등 속도를 떨어뜨릴 물질도 없고 태양과 같은 별이 내뿜는 빛을 쉼 없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주 공간을 누비며 장기간 항해하는 임무 수행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돛을 단 모양의 우주선은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 박사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그는 1976년 자니 카슨이 진행하는 NBC 토크쇼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해 우주범선의 구상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당시 세이건 박사는 “우주범선은 태양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가속을 받을 수 있다. (화학 연료를 사용하는) 기존의 우주선보다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이건 박사는 1996년 타계했다. 그러나 그가 생전에 공동 창립자로 참여했던 행성협회가 그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최초의 우주범선인 ‘라이트세일’을 개발했다. 라이트세일 1호는 지난 2015년 우주에서 돛을 펴는 임무까지 성공했다.

한편 가장 먼저 우주범선을 우주에 보낸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 2010년 5월 ‘이카로스’(IKALOS)를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다만 금성 궤도에 진입한 이카로스는 이후 지구와의 신호가 끊기면서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동면에 들어간 상태다. 일본은 2020년을 목표로 목성을 탐사하는 우주범선을 구상하고 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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